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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제대로 알기 "오해를 넘어서 이해로"

입력 2025-09-15 07:00

[Monthly Issue] 21일 치매극복의 날, 치매 제대로 알기 프로젝트

9월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12월까지 치매 관련 기사를 연재합니다.




“건망증이 치매일까?”, “치매는 유전돼?”, “치매는 치료가 안 된다?”

치매에 대한 이런 질문은 흔하다. 그러나 대답은 단순하지 않다. 우리는 여전히 치매를 오해하고 있다. 치매는 더 이상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로 접어들었고, 치매 환자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2026년 치매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치매에 대한 편견’이다.


치매는 병명이 아니다

치매는 단일 질병이 아니라 여러 원인에 의해 뇌의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장애가 발생하는 복합 증후군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이며, 전체 치매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그 외에도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100여 가지 원인이 존재한다.

정상적인 노화에서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건망증이 중심이지만 치매는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시간·장소·사람 등을 혼동하거나, 심할 경우 언어능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성격 변화나 일상생활 능력 저하, 계산력 감퇴 등 다양한 변화가 동반된다. 이 때문에 치매는 단순한 기억력 문제가 아닌,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치매 환자 수, 이미 97만 명… 곧 100만 시대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202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17%다. 이는 2016년의 9.50%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로 오히려 증가했다. 경도인지장애란 치매로 진행되기 전 단계로, 기억력 등 일부 인지기능이 떨어졌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치매 환자 수는 2025년 기준 약 97만 명이며, 2026년에는 100만 명,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치매 인구도 비례해서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여성, 고령(특히 85세 이상), 농어촌 거주자, 독거 가구, 교육 수준이 낮은 경우 유병률이 더 높으며, 치매뿐 아니라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도 크다. 치매 환자 가족의 45.8%가 돌봄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경제적 부담도 막대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치매 환자 1인당 연평균 지역사회 돌봄 비용은 1733만 원, 시설 입소 시에는 3138만 원에 이른다. 더불어 일터를 떠나거나 가족 갈등이 생기는 등 사회적 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다.



Q&A

치매는 노인만 걸린다? X

치매는 노인에게서 흔하지만, 60세 이하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이를 ‘초로기 치매’ 또는 ‘젊은 치매’라고 부른다. 일부 전두측두엽 치매 등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나타나며, 유전적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건망증이 심하면 치매에 걸린다? X

단순한 건망증은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도 생길 수 있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반면, 치매는 힌트를 줘도 기억나지 않는다. 또한 치매는 기억력뿐 아니라 언어, 공간지각, 판단력 등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준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와 같은 말이다? X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흔한 유형일 뿐,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치매는 유전된다? △

치매의 약 5~10%는 유전적 요인이 강한 경우다. 부모나 형제가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더라도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후천적 요인(식습관, 생활 습관, 만성질환 등)이 더 크게 작용한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

치매는 현재로선 완치가 어렵지만, 진행을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과 비약물적 접근이 가능하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제(아리셉트 등)나 NMDA 수용체 길항제(메만틴 등)가 사용된다. 다만 다른 치매 유형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으며, 오남용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조기 발견이 예방의 시작

치매는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를 뜻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치매 대신 ‘경도인지장애’를 먼저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판단력, 언어능력 등 일부 인지기능이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은 크게 문제 없는 상태로, 일부는 수년 내 치매로 발전하지만 절반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회복되기도 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인지기능 검사는 단순한 확인 절차가 아니라, 앞으로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예방 전략이다. 현재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선별검사(CIST), 인지기능 검사(CERAD-K), 인지기능 장애평가도구(KDSQ) 등을 통해 조기 발견을 돕고 있다. 이 검사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 연계나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검사 결과에 따라 인지 재활 프로그램 등 맞춤형 지원도 제공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 괜찮다’는 생각 대신, 정기 검사로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다. 조기 발견은 치료와 관리의 폭을 넓히고, 삶의 질을 지키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가족이 함께 알아야 할 것들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질병이기도 하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는 종종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는다. 돌봄의 책임이 한 사람에게 집중될수록 갈등이 커지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치매안심센터’는 환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가족 상담, 치매 파트너 교육 등 가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서울시 강동구는 전국 최초로 치매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가족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환자와 가족이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매 극복의 중요한 열쇠다. 치매는 ‘노인의 숙명’도, ‘끝이 보이지 않는 병’도 아니다. 많은 부분이 예방 가능하며, 조기에 발견하면 악화를 막을 수도 있다. 치매는 더 이상 숨기거나 두려워할 질병이 아니라, 함께 극복해나가야 할 ‘사회적 질환’이다.

이제 우리는 치매를 정확히 알고, 오해를 풀고,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치매 걱정 없이 오래 사는 사회’를 위해서는 개인, 가족, 지역사회, 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치매학회)
(한국치매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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