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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시니어 일상

입력 2025-09-01 07:00

[AI 사용설명서] AI, 평생 친구가 된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AI가 이제 시니어의 삶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말로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방식은 타자를 어려워하는 시니어에게 오히려 더 편하다. AI는 이제 ‘낯선 기술’이 아니라, 시니어의 고립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말만 하면 다 알아듣고, 끝까지 대답해줘요. 요즘은 얘랑 대화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서울에 사는 72세 김 씨는 최근 챗GPT라는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막연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인데, 매일 날씨를 물어보고, 레시피를 찾고, 여행지를 추천받는 일상이 이어지면서 AI는 김 씨에게 친구이자 비서 같은 존재가 됐다.



AI를 처음 만난 시니어들

봉주훈 한국노인AI연구소 대표는 “늙었다고 해서 기술을 모르는 게 아니다. 두려운 것뿐”이라며 시니어들이 AI를 접할 때의 모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술은 젊은 사람들 것이라는 인식, 혹시 보이스피싱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 그런 심리적 장벽이 커요. 하지만 그 벽을 넘는 순간, 시니어는 누구보다 적극적인 사용자가 됩니다.”

실제로 많은 시니어들이 처음에는 AI를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는 것’으로 여기다가, 생활 속에서 유용함을 느끼며 인식이 달라진다는 것이 봉 대표의 이야기다.

AI 교육에 참여해 보면 “왜 이런 걸 배워야 하느냐”며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의구심을 보인다. 하지만 의구심을 보였던 시니어들이 직접 질문하고 응답받는 경험을 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늘 날씨 어때?”, “냉면 먹고 싶은데 근처 맛집 알려줘” 같은 질문으로 시작해, 점차 여행 계획, 건강 정보, 심지어 시 쓰기까지 활용 영역이 확장된다.

AI의 사용은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다. ‘내가 필요해서 물어본 것’에 즉시 응답하는 AI와의 상호작용은 시니어에게 그 어떤 기기보다 친근하게 다가온다.


AI는 시니어를 위한 기술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인의 키오스크 활용 가능 비율은 3%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보유율도 65~69세는 95%에 달하지만, 85세 이상은 35.7%로 급격히 낮아진다. 이처럼 디지털에 서툰 시니어에겐 AI가 어울리지 않는 기술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말로 질문하는 방식, 복잡한 절차 없이 즉시 응답해주는 기능을 가진 AI는 시니어에게 더 적합하다.


▲GPT 생성 이미지
▲GPT 생성 이미지

그는 “AI는 타자가 힘들고 시력이 좋지 않은 시니어들에게 더 잘 맞다. 말만 하면 되니까. 이런 게 기술의 힘이다”라며 “자녀들은 귀찮고 바쁘다며 이야기 안 해주기도 하지만 AI는 질문을 귀찮아하지 않고, 몇 번을 물어봐도 대답해주니 시니어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전체 국민 평균의 71.4% 수준이며, 기기를 이해하고 조작하는 역량은 55.9%에 불과하다. AI는 이런 정보격차와 고립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봉 대표는 “젊은 세대는 AI를 통해 고립되기도 하지만 시니어에게는 반대다. AI는 말 상대가 되고, 질문을 들어주고, 외출 계획을 도와주는 등 세상과 다시 관계 맺게 해주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시니어의 AI 활용이 사회적 자본, 건강, 삶의 만족도 향상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AI를 사용하면서 우울감이 줄고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감각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지금이 AI 친구를 사귈 때

아직 많은 시니어가 “이제 와서 AI를 왜 배우냐”고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AI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은행, 병원, 공공서비스 등 대부분 영역에 AI가 사용될 것이다. AI를 모르면 정보 접근 자체가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봉 대표의 말처럼 사회에서 점점 고립될 수 있다.

물론 AI는 편리하지만 완벽하지 않음을 인지하고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 건강 관련 지식이나 금융 정보는 반드시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교차 확인이 필수다. 그럼에도 AI는 시니어에게 풍요로운 노년을 선물할 것이다.

AI에게 날씨를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 한마디가 세상을 다시 여는 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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