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노트] 부동산 투자를 금융으로!

노후의 생활자금은 목숨과도 같다. 이 때문에 안정적이면서 물가상승을 이기는 투자나 운용 방법을 고민하는 시니어가 적지 않다. 자산의 상당 금액을 원금손실 우려가 있는 주식 등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이 불안하고 겁이 나는 시니어라면, 부동산과 연계된 금융상품이나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자.
부동산 금융상품, 왜 중요할까?
2025년 기준 65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182만 원이다. 전체 가구 평균인 286만 원에 비하면 훨씬 낮지만, 다른 각도에서도 이들의 재력을 살펴봐야 한다. 60~70대의 주택 소유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이고, 특히 60대 주택 소유자는 최근 24.6%, 70대는 57.2%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소득원이 줄어드는 시기인지라 집·상가 같은 부동산을 현금화하거나 안정 수익 기반으로 변환하는 게 시니어 재테크의 핵심 전략이 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중장년과 노년 세대는 ‘은퇴 후 자산을 얼마나 안전하고 꾸준하게 운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다. 특히 고령자 가구의 자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에 쏠려 있다는 통계는, 우리 사회 노년기 재산의 운용 방식에 관해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시니어가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동산 금융상품에는 리츠(REITs), 부동산 신탁 및 펀드, 기타 상품 등이 있다.
리츠 ‘부동산 주식’으로 배당수익을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 빌딩, 호텔, 쇼핑몰 등 수익성 부동산에 투자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이나 매각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 형태로 돌려주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주식처럼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있어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리츠는 부동산 투자회사 주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리츠 회사가 부동산을 사고팔거나 임대해서 얻은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한다. 리츠의 투자전략에는 우선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있다. 법적으로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게 되어 있어 꾸준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연금처럼 매월 또는 분기별로 배당을 지급하는 리츠도 있다. 노후 생활비 충당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는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 오피스·호텔·물류센터 등 여러 종류의 부동산에 분산투자하는 리츠를 선택하면 특정 부동산 시장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성장 잠재력도 커서 경기회복이나 금리인하 시기에는 부동산 가치 상승과 함께 리츠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리츠 투자의 유의점으로는 금리 변동성이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리츠의 배당 수익률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또 차입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변동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리츠의 자산가치도 하락하거나 임대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배당이 줄어들거나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겠다. 드물지만 실적 부진 등으로 상장 폐지될 위험도 존재하니 유의해야 한다.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다른 소득 현황을 파악해 세금도 신경 써야 한다.

부동산 펀드, 전문가가 운용하는 종합 선물 세트
리츠가 ‘회사’라면, 부동산 펀드는 ‘금융상품’에 가깝다. 부동산 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 또는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돌려주는 펀드, 즉 금융상품이다.
투자 목적에 따라 다양한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피스, 상업시설뿐 아니라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주거용 부동산 등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하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산운용사의 전문가들이 부동산을 분석하고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직접 부동산 정보를 찾아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부동산 펀드의 유의 사항으로는 환매 제약이 있다. 폐쇄형 펀드의 경우 특정 기간 자금이 묶이거나 환매할 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 기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환매 시기와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펀드 운용에 따른 보수와 수수료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 또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자산운용사의 운용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으며, 리츠에 비해 운용 보수 및 판매 수수료가 높은 경우가 있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리츠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받아, 부동산 시장 침체 시기에는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 ‘부동산 신탁(수익증권)’
부동산 신탁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이전하고, 신탁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해 얻은 수익을 신탁 계약에 따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주로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형태로 활용한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투자전략이다. 신탁회사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며, 대출 및 이자 지급 등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경우가 많고, 신탁회사는 투자자에게 사업 진행 상황 및 재무 상태를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므로 투명성이 높다.
유의할 점은 대부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며, 건설 경기 변동, 인허가 문제 등 사업 진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선택지, 부동산 금융상품
기타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으로는 ‘P2P 부동산 투자’가 있다. 소액으로도 부동산 담보대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P2P(Peer-to-Peer) 부동산 투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 간 대출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에 소액으로 투자하고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P2P 부동산 투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 간 부동산 담보대출에 참여해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플랫폼 업체의 앱(App) 등을 통해 투자가 이루어진다.
높은 수익률만 쫓기보다는 담보의 안정성(LTV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 플랫폼의 건전성 확인이 필수다. 투자 전 P2P 플랫폼의 금융감독원 등록 여부, 연체율, 대손율 등 건전성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여러 상품에 소액으로 분산투자해 위험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단, 대출자가 상환하지 못할 경우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 연체가 발생하면 이자수익을 얻지 못하고 원금 회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니어 맞춤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60대 이상 시니어는 대체로 공격적인 수익보다 안정성과 유동성을 중시한다. 가상의 인물을 위한 맞춤형 자산 배분 전략 예시를 참고하면 좋겠다.
나대로(62) 씨는 대기업에서 정년퇴직 후 퇴직금 1억 5000만 원과 20여 년간 보유한 아파트, 월 80만 원의 소형 상가 임대 수입, 그리고 국민연금이 자산의 전부다. 은행 예금만으론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걱정이고, 직접 임차인을 관리하는 피로는 늘어간다. 이제는 임차인에게 전화 오는 게 두려울 정도다. 그래서 안정적이면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고 있다.
나대로 씨를 위한 투자전략
상장 리츠 60%, 부동산 펀드 30%, 은행 예금 10%
▶ 배당 중심 수익 + 상장 상품으로 유동성 확보
가감해(67) 씨는 직장 퇴직 후 소규모 점포 투자에 도전했으나, 3년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초기엔 ‘월세만 받아도 편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주변 상권이 침체되자 자금이 묶인 셈이다. 가족과 상담 끝에 남은 여유자금을 전문가에게 맡기거나, 더 폭넓게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을 알아보고 싶다.
가감해 씨를 위한 투자전략
부동산 신탁 및 펀드 50%, 상장 리츠 30%, 예금 20%
▶ 관리 편의성 + 장기 안정 수익 + 일부 유동성 확보
두 사람뿐 아니라 공통적으로 모두에게 분산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모든 자금을 하나의 상품에 투자하기보다는 예금과 리츠, 펀드, 신탁 등으로 나누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때 운용 기간, 환매 조건, 과세 여부 등 세부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시니어 투자자에게 부동산 금융상품은 매우 유용한 노후 자산 운용수단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예금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고, 부동산 실물 투자 대신 리츠나 펀드, 신탁 등을 통해 더욱 스마트하게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각 상품의 구조와 수익률, 리스크에 관해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며, 투자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고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