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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창’ 박영철 화백·송남영 시인…함께 하는 전시의 특별함

입력 2025-10-15 10:33

23일~31일, 서울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

고교 동창인 박영철 화백과 송남영 시인이 함께 전시를 연다.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박 화백의 서양화전과 송 시인의 사진전, 그리고 시집 ‘꽃 편에 묻다’ 출판기념행사를 함께 선보인다.

두 사람은 2016년 공동 시화집 ‘자작나무 길게 선 그리움으로’를 펴낸 인연이 있다. 이번에는 각자의 예술 세계를 한 공간에 담으며, 반세기를 넘어 이어온 우정과 예술적 교감의 결실을 또 한 번 보여준다.

송남영 시인은 젊은 시절 종합상사에서 근무하다가 목재 사업을 운영했으나 IMF 여파로 사업을 접었다. 2003년 박영철 화백의 권유로 ‘시와 시학’사의 시화전 모임에 참여하면서 35년 만에 다시 펜을 잡았다. 문학 소년이던 그는 2005년 ‘시와 시학’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송 시인은 지금도 “박 화백 덕분에 시인이 됐다”며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2007년 박 화백이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면서 두 사람은 포장마차에서 “시와 그림으로 함께 책을 내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10년 뒤 현실이 되어 공동 시화집과 고교 졸업 50주년 기념 ‘시화전’으로 이어졌다.

시화집 이후 송 시인은 사진예술에 눈을 떴다. 손주들과 여행하며 더 나은 사진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취미는 어느새 또 다른 예술의 길이 됐다. ‘조선시니어사진’, ‘상사랑’ 등 동호회 활동을 통해 8년째 작품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사진을 공개한다.

박영철 화백은 미술 전공자가 아니다. 고교 시절 미술반에서 그림을 그렸지만,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항공사와 무역업계에서 일했다. 50대에 신학대학에 입학해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조선족 교회 등에서 목회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2007년 뉴질랜드로 이민한 후에는 젊은 날의 꿈이던 유화에 몰두하며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선했고, 현지 아트센터에서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사실적인 풍경화로 주목받았으나 최근에는 이야기가 있는 반추상(Storytelling Semi-abstract) 화풍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 화백은 “송남영 시인의 시와의 만남이 내 그림을 새롭게 깨어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오클랜드에서 열린 기후변화 주제 전시에 참여해 호평을 받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송 시인의 신간 ‘꽃 편에 묻다’ 출간 기념 모임에서 비롯됐다. 박 화백은 뉴질랜드에서는 여러 차례 전시를 열었지만 국내에서는 작품을 선보인 적이 없었다. 이에 송 시인의 제안에 박 화백이 화답했고, 금보성 관장이 흔쾌히 전시 공간을 제공하면서 두 사람의 공동전이 성사됐다. 시집 출간 시기와 맞물리며 전시의 의미가 더욱 깊어졌다.

전시 관계자는 “2016년 시화집 당시 두 작가는 70대에 진입했는데, 이제 곧 80을 앞두고 있다”며 “이번 전시와 시집 발간은 두 사람의 70대 삶의 궤적을 압축적으로 정리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 사람은 친구의 권유로 시인이 됐고, 또 한 사람은 그 시 덕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됐다”며 “이들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이어갈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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