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부동산] 가구·소품 재배치, 실내 재단장만으로 집값 올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임박,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중국발 규제 쇼크가 겹치며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팔리지 않는 부동산을 제값보다 많이 받고 빨리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인 홈스테이징에 대해 알아본다.
홈스테이징은 적은 돈을 투자해 집을 최대한 빨리, 더 비싼 돈을 받고 파는 연출 수단이다. 벽을 허물고 구조를 바꾸는 리모델링보다 가벼운 개념이다. 인테리어와도 비슷하지만 홈스테이징은 집을 상품으로서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이 다르다. 기존 가구와 소품을 재배치하고 페인트 색이나 실내 톤을 조정해 실내 공간을 재단장한다. 모든 과정의 핵심은 ‘가성비’다.
홈스테이징은 닷컴 버블이 붕괴한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캐나다에서 틈새 산업으로 등장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낮춘 금리에 부동산 투자 붐이 일었고, 이후 거품이 꺼지며 집을 팔고 싶지만 팔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작은 변화만 줘도 주택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홈스테이징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미국에서는 홈스테이징 전문가가 어엿한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2017년 말 기준 663명이 홈스테이징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미주한국일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소속 회원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홈스테이징을 거친 매물이 구매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약 83%의 구매자가 홈스테이징 매물로 미래에 거주할 보금자리를 상상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존 스머비 NAR 회장은 “주택 구입 결정에 재정적인 조건은 물론 감정적 영역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홈스테이징 후 22%의 판매자가 1~5%의 가격 상승을, 7%의 판매자가 11~22%의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홈스테이징은 집을 상품으로서 돋보이게 만드는 작업이다. 이 집을 선택했을 때 미래에 어떻게 살지 상상할 수 있도록 내부를 정리하고 단장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우선 사람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포컬 포인트(Focal Point)와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고객의 시선을 고려해 이동하는 통로에는 가구나 집기들을 낮게 배치하고, 벽면으로 갈수록 높은 책장이나 수납장, 장식장을 두어 매물이 상품으로서 잘 보일 수 있도록 한다.
인테리어 액세서리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요소다. 쿠션, 화병, 액자, 장식 소품, 캔들, 인테리어 부자재 등 종류가 다양하다. 감각과 센스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집을 처음 방문한 고객의 시선에서 어디에 눈길이 갈지 생각해보자. 액세서리 하나로도 깔끔하거나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직접 시도하기 부담스럽다면 홈스테이징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TIP] 공간별 레이아웃하는 방법
공간 레이아웃은 가구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배치하는 작업이다. 각 공간별로 어떤 가구를 어디에 두는 게 좋을까?
1 침실 침대의 배치가 가장 중요하다. 정확히는 침대 매트리스나 이불의 크기를 신경 써야 한다. 침대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공간이 넓거나 좁아 보이기도 하고, 적당한 소품을 사용하기 어려운 구도가 나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침대를 한쪽 벽으로 몰아두고 생활하지만, 홈스테이징을 할 때는 방 중앙에 배치한다. 침대를 기준으로 좌우대칭 구조로 배치하면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2 거실 거실은 청소, 정리, 공간 연출 상태에 따라 고객의 구매 여부가 확연히 갈리는 공간이다. 좁은 거실이라도 어떤 가구를 어느 위치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더 넓어 보이기도 하고, 이색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거실 레이아웃에는 소파를 주로 활용한다. 소파 배치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홈스테이징에서는 ㄷ자형, L자형, 분산형을 활용한다. 심플하고 현대적인 거실을 원한다면 L자형과 직렬형, 벽난로나 TV가 있는 단란한 거실에는 분산형이 어울린다.
3 부엌 부엌은 트렌드에 따라 레이아웃이 비교적 많이 변화하는 공간이다. 오래된 주택의 부엌은 공간이 작거나 거실과 아예 분리돼 있는 등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레이아웃은 매물에 따라 달라지지만 식사하는 공간 보다 조리하는 공간이 부각될 수 있게끔 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