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변동성 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 연말부터 대출 규제 강화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에 아파트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부동산 업계는 올해 아파트 시장에서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파트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요소들이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참조 신한은행 ‘2022년 수도권 아파트 시장 연간전망’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전국주택동향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0.08% 올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0.02%)과 지방(0.13%)에서 상승했지만 서울에서는 상승세가 멈춰 섰다. 실제로도 ‘아파트 거래량 급감’, ‘서울 부동산 꺾였다’는 내용의 뉴스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도 아파트 시장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일까? 우선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나, 거래량 감소가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지는 않다. 경제 논리에 의하면 거래량이 감소할 때 물건이 팔리지 않고 쌓이니 판매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내리는 것이 맞다. 그러나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장소희 신한금융투자 WM솔루션부 책임연구원은 신한은행 ‘2022년 수도권 아파트시장 연간전망’ 유튜브 영상에서 “호가를 낮춰 거래하려는 매도인이 적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해 다양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이유로 수급 불균형을 꼽을 수 있다. 수급 불균형은 올해도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며, 오히려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특히 서울의 경우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등의 정비 사업을 거쳐 아파트가 공급되므로, 조합원을 제외하면 실질적 신규 공급이 많지 않다. 결국 올해도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누적된 공급 부족과 경기 회복으로 주택 가격이 지난해보다는 낮아지지만 상승세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경제성장률, 금리 등 경제 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전망 모형을 통해 2022년 주택 가격을 예측한 결과, 지난해보다는 낮아지지만 인천, 대구 등 일부 공급 과잉 지역과 ‘영끌’ 추격 매수로 인한 단기 급등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금리 인상, 지켜보되 걱정 말자
선거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대통령 선거에 지방선거까지 겹쳐 있는 올해는 정치 변수에 따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동성이 큰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소희 책임연구원은 “대선 후보마다 부동산 정책이 다르지만, 집권 1년 차인 올해에 정책이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방선거의 경우 정비 사업에 대한 인허가권자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달라진다. 장 책임연구원은 “올해도 부동산 개발 공약들로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승이 멈춘 서울 강북권 타 아파트와 달리 용산구(0.03%)와 같이 리모델링 호재가 있는 단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소로 해석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인상 초기 단계인 올해는 부동산 매매 수요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제 주체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하면서 소비 회복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고치를 갱신 중인 통화량과 높은 인플레이션율 또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다만 여러 번에 걸쳐 지속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은 수요자 부담을 키우고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