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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손자투어 “할머니와 9년째 여행 중”

입력 2025-08-04 07:00

[시니어 맞춤 新 여행] 9년째 할머니와 여행 다니는 손자가 말하는 스킵젠 여행

▲손자 류상우 씨와 할머니 이막례 씨.(손자투어)
▲손자 류상우 씨와 할머니 이막례 씨.(손자투어)

유튜브 채널 ‘손자투어’는 스킵젠 여행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채널을 운영하는 류상우(30) 씨는 할머니 이막례(88) 씨와 둘만의 여행을 다닌다. 사이좋은 조손은 지난 9년간 국내외 곳곳을 여행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손주의 시선에서 바라본 스킵젠 여행 이야기, 이번 여름 여행 계획에 참고해보자.

팔순 선물로 시작된 여행

류상우 씨가 처음 할머니와 여행을 떠난 건 9년 전, 군 복무 중이던 시절이다. 팔순을 맞은 할머니께 잊지 못할 선물을 드리고 싶어 단둘이 제주도로 향했다. 걱정과 달리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그는 여행을 계속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어릴 적 맞벌이 부모를 대신해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류 씨는 “할머니는 가족이자, 가장 오래된 친구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유대감은 원래 깊었지만, 여행을 통해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몰랐던 모습을 새롭게 알아가며 관계는 더 단단해졌다.

“스킵젠 여행을 통해 할머니께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받기만 했던 사랑을 이제는 조금씩 되돌려드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에겐 너무도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조부모님 입장에서도 ‘내가 여전히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구나’, ‘함께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구나’라는 정서적 자존감을 되찾는 계기가 됩니다.”

여행은 함께 즐기는 것

이막례 씨는 현재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로 이동한다. 류상우 씨는 여행 전 정보 검색부터 현장 동선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경사도, 중간 휴식 포인트 등을 기본적으로 본다. 유명 관광지에서는 신분증을 맡기면 휠체어를 대여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할머니의 컨디션”이라고 강조한다. 여행을 하면서 갈증, 피로감, 화장실 문제 등을 꾸준하고 세심하게 체크한다. 류 씨는 손주들과 여행을 가고 싶은 시니어들에게 “힘들면 힘들다고 꼭 표현해달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어르신들은 대부분 ‘괜찮다’고 하세요. 손주가 정성껏 준비한 여행인데 ‘기분 상하게 할까 봐’, ‘짐이 될까 봐’ 참고 또 참다가 결국 병원에 입원하시는 경우도 종종 봤어요. 여행은 함께 즐기는 시간이잖아요.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피곤하시면 꼭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그게 오히려 손주를 위한 배려고, 여행을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류 씨는 여행을 마치며 할머니로부터 ‘오늘 정말 좋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 한마디에 모든 수고와 피로가 잊히고, 오히려 더 큰 위로와 배움을 되돌려 받는다고 덧붙였다.

여행이 곧 치료

3년 전 이막례 씨는 초기 치매 의심 판정을 받았다. 류 씨가 할머니와의 여행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한 계기다. 그는 “낯선 공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는 여행만큼 치매 예방에 좋은 활동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도 권장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때부터 ‘여행이 곧 치료’라는 마음으로 가까운 공원이라도 자주 산책을 다니고 있어요. 거창하고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집 앞 카페나 동네 정자처럼 익숙한 공간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전혀 새로운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느냐’니까요. 할머니께 ‘가장 좋았던 여행지가 어디였냐’고 여쭤보면, 항상 장소보다는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하세요.”

마지막으로 류상우 씨는 “할머니와의 여행을 통해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니어 세대에게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실행해보길 추천했다. 꼭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목표를 달성해가면서 삶의 리듬과 성취감이 생긴다는 조언이다.

손자투어 Pick 스킵젠 여행지

▲(좌)베트남 여행, (우)태국 여행.(손자투어)
▲(좌)베트남 여행, (우)태국 여행.(손자투어)

국내 – ‘열린관광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열린관광지’는 휠체어 접근성, 경사로, 화장실, 휴게 공간 등 어르신과 함께 여행할 때 꼭 필요한 요소들이 잘 갖춰져 있어요. 처음 스킵젠 여행을 떠나는 분들께 특히 추천드립니다.”

해외 – 베트남

“현지 음식이 담백하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할머니가 편하게 적응하셨어요. 다낭이나 호이안처럼 동선이 짧고 고즈넉한 도시들이 많아 시니어 여행자에게 정말 잘 맞는 곳입니다.”

해외 – 방콕

“가까운 거리 덕분에 장거리 비행에 대한 부담이 적고, 택시나 유람선처럼 편리한 교통수단이 많아 이동 피로도도 낮았어요. 현지 마사지나 전통 체험 등 몸과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콘텐츠도 풍부해서 할머니가 참 좋아하셨어요.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편안하게, 행복하게 시간을 나누느냐라는 걸 이 여행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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