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여행 베테랑] ①안정옥 씨 “삶의 원동력이 된 패키지여행”

(안정옥)

‘버킷 리스트’라는 말은 죽음을 앞두고 이루고 싶은 일 목록을 적은 데서 유래했다.

그러나 소망을 꼭 죽기 전에만 이뤄야 할까?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소망을 이루는 적기가 아닐지. 이에 꿈꿔온 여행을 더는 미루지 않고 떠난 사람들을 지면에 초대했다. 각자의 사연과 철학으로 독특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자.

(안정옥)

제가 결혼했던 1980년대 말에는 대부분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우리 부부는 가진 것 없이 시작해, 차를 빌려 2박 3일 설악산을 다녀왔어요. 이후 사업을 하는 남편은 남편대로 저는 저대로 여러 직장을 전전했지만, 비행기 한 번 타지 못하고 살았어요. 한번은 두 딸과 강릉 기차여행을 가면서 “사업도 어려워진 데다 학비까지 생각하면 앞으로는 이런 여행도 어려울 거야”라고 한 적도 있었죠. 앞이 막막했어요.

2000년대 초였나, 대한항공의 베트남 하롱베이 TV 광고를 보고, 남편이 무슨 생각인지 저기를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우리 형편에 무슨 소리냐고 말렸지만 남편이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 갑작스레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나게 됐어요. 그게 제 첫 비행이자 해외여행이었습니다. 베트남 공안 모습에 긴장한 것도 잠시, 악어 요리 등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죠. 그때 하나투어 패키지로 만난 일행과 마음이 잘 맞아 여행계를 만들고 월 10만 원씩 붓기 시작했어요.

이후로 딸들, 형제자매, 친구, 직장 동료, 때로는 남편과 단둘이서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했습니다. 지금은 여행계가 4개로 늘었네요. 여행에 빠지기 전에는 돈 쓰겠다는 남편이 미웠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행을 생각하며 열심히 벌다 보니 살림살이가 여유로워지더라고요. 전보다 남편과 코드도 잘 맞아요. 살 비비며 같이 사는 사람도 때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데, 여행은 세월이 흐르며 멀어질 수 있는 관계도 끈끈하게 묶어줘요.

한 해에만 다섯 차례 해외에 나간 적도 있고, 크루즈도 탔어요. 유럽과 중동, 북미까지 마흔 번 가깝게 패키지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아요. 올해 6월에는 방콕을 다녀왔고, 결혼기념일에는 이집트에 가기로 했습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꼭 남미를 가보고 싶고요.

패키지를 선호하는 건, 많으면 10명 내외의 지인과 떠나는데 서로 기분 상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예요. 패키지는 정해진 금액과 프로그램, 가이드가 있기에 일행 간에 마찰 생길 일이 거의 없어요. 같은 나라를 가더라도 상품 가격대가 다양하니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

(안정옥)

Tips! 땡처리와 가이드를 활용하라!

그는 패키지여행 상품 중에서도 ‘땡처리’ 상품을 수시로 찾아본다고 한다. 은퇴한 지인이 많아지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출발을 며칠 앞두고 크게 할인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다른 팁은 가이드에게 다음 여행지를 추천받는 것이라고 했다. 여행 기간에 일행을 유심히 살펴본 여행 전문가의 추천이라 실패할 확률이 드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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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민창현 씨와 장윤정 씨가 선물을 보내왔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의견을 남긴 독자 가운데 3명을 선정해, 민 씨의 저서 ‘일흔, 나는 자전거와 사랑에 빠졌다’와 장 씨의 저서 ‘뭐 어때,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 해보는 거야’ 중 한 권을 보내드린다. 신청은 8월 2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