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니어 연구소 조사결과… 부부관계 만족 여부 따라 ‘적정 거리감’ 차이 뚜렷

서로 사이가 좋다고 느끼는 부부와 그렇지 않은 부부는 ‘함께 있어도 좋은 시간’의 길이가 1시간 30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12일 발표됐다. 이번 ‘부부관계에 관한 조사 2025’는 일본의 시니어 전문 연구기관인 하루메쿠 ‘살기 좋은 인생 연구소’가 전국의 기혼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4~26일 실시했다.
가장 주목된 결과는 부부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의 적정치가 부부관계의 질을 크게 가르는 요인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이른바 ‘좋은 부부’는 평일 기준 약 4시간까지는 함께 있어도 편안함을 느끼는 반면, 관계가 좋지 않은 ‘불만족 부부’는 약 2시간 30분이 넘으면 ‘길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집단 사이에 무려 약 1시간 30분의 차이가 나타난 셈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도 괜찮다”고 답한 비율이다. 좋은 부부는 75%가 ‘길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답했지만, 불만족 부부는 37.8%에 그쳤다. 하루 중 단 몇 시간의 감정 온도차가 관계의 지속성·안정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고 반드시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 편안함을 느끼는 ‘적정 거리’가 다르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전체 부부관계 만족도는 68.7%였으며,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집단은 70대 남성(78%). 지난해와 비교하면 50대·60대 여성의 만족도 상승이 두드러진 반면, 남성 50대는 6포인트 떨어졌다. 부부관계 만족도는 개인의 행복감과도 밀접했다. 좋은 부부의 평균 행복 점수는 7.4점, 불만족 부부는 5.3점으로 2.1점 차가 났다.
부부 간 소통 방식은 디지털화가 더 뚜렷해졌다. 모바일 메신저 이용률은 66.2%로 전년 대비 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이메일·SMS는 소폭 감소했다. SNS를 부부 소통에 활용한다는 응답은 0.3%에 그쳤다.
비밀 저축이 있다는 응답은 26.5%였다. 전통적으로 ‘불만족 부부 중 여성’이 보유한 비밀 저축 금액이 높았으나 올해는 격차가 줄었다. 가장 금액이 높은 집단은 여전히 ‘불만족 부부 중 여성’(162만 엔, 한화 약 1538만 원)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금액 차가 감소했다. 감소 이유는 “원하는 물건을 샀다”(26%), “예상치 못한 지출”(20.8%) 순이었다.
하루메쿠 연구소의 우메즈 유키에 소장은 “이번 조사에서 확실해진 것은 ‘3시간의 적정 거리’다. 좋은 부부도 3시간을 넘기면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며 “평균 36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밀착이 아니라 존중과 거리 유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메시지·일상 공유 앱 등 디지털 소통 방식이 중장년 부부의 관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