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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심장 시립병원⑦] 어린이병원, 사라지는 소아의료 속 장애아동 의료 ‘최후 보루’

입력 2025-12-18 07:00

▲어린이병원 전경 (어린이병원 )
▲어린이병원 전경 (어린이병원 )
저출생 심화와 수익성 악화로 민간 소아과·소아전문병원이 잇따라 문을 닫는 가운데, 중증·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의료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은 민간이 감당하지 못한 장애아동 의료를 도맡으며 약화하는 소아의료 체계 속에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아가 의료·재활·돌봄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만성·중증 장애 및 희귀질환 아동을 위한 ‘마지막 안전망’

어린이병원은 민간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어렵거나 장기 입원이 필요한 중증 아동의‘보호 병원’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학대·유기 아동, 의료적 돌봄이 필요한 중증 장애아, 와상 상태의 장기 입원 환아 등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전담하는 공공의료기관이다.

3월부터는 전 병동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해 적정 간호인력을 배치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보호자들의 간병 부담을 완화하는데 나서고 있다.

민간 소아의료체계 붕괴, 공공기관으로서 필수의료 충족을 위한 기능 전환

최근 소아 재활과 발달장애 분야는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지나치게 취약한 전형적인 필수의료 영역이다.

어린이병원은 국내 소아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중증 장애 아동에 대한 진료 및 재활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수십 년간 장애 어린이를 전담해 온 전문 재활치료 경험과 임상적 노하우, 그리고 축적된 다학제 진료 역량을 바탕으로 공공의 책무를 수행해 왔다.

내년부터는 소아 재활·발달장애 치료의 핵심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으로 이를 통해 증가하는 중증·발달장애 아동의 치료 수요에 대응하는 등 외래·통합재활이 연속적으로 제공되는 지역 기반의 소아 필수재활 플랫폼을 실현할 예정이다.

소아 재활·발달 영역의 허브

▲로봇치료 모습 (어린이병원 )
▲로봇치료 모습 (어린이병원 )
어린이병원은 수십 년간 장애 아동을 전문적으로 치료해 온 국내 대표 공공 소아재활기관으로, 뇌병변 등 중증장애·희귀·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서울시 유일의 공공 소아재활 허브’로 자리매김해 왔다.

민간 의료기관이 수익성, 인력난, 시설·장비 부담 등의 이유로 소아 재활치료에서 빠져나가는 상황 속에서, 어린이병원은 입원·외래·통합재활·교육·돌봄까지 아우르는 종합 재활 플랫폼을 구축해 서울시 아동·장애 정책의 핵심 의료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다학제 협진 기반의 재활의학과(언어·작업·물리치료·수치료·로봇재활치료), 발달센터(인지·행동·감각통합치료), 예술센터(음악, 미술, 특수체육 치료)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병원 재활의학과는 뇌병변 등 중증도가 높은 장애 아동의 재활치료를 중심으로, 2020년부터 보행재활로봇, 상지재활로봇, 착용형 로봇 등 다양한 최신 로봇 재활장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왔다. 이를 통해 정확한 기능 분석에 기반한 1대 1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며, 소아 환아에게 최첨단 로봇재활 서비스를 적용하는 국내 공공 소아재활의 선도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작년 3월부터는 보건복지부 소아 재활시범사업에 참여해 치료 서비스 질 향상과 접근성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하루 6시간씩 집중 재활치료를 하는 재활 낮 병동에 대한 수요가 높아 올해 8월부터는 치료 대상을 20% 늘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발달장애, 전문 아티스트로 직업 재활과 사회자립의 공공 혁신 모델 선도

어린이병원은 의료·재활 중심의 기존 치료를 넘어, 발달장애 아동의 예술적 재능을 전문 아티스트로 육성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혁신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장애 아동이 꿈을 꾸고 재능을 계발하며 예술을 통해 사회적 자립을 실현하는 ‘성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7년 10월 삼성발달센터를 건립한 이후 발달장애 재활치료가 활성화됐다. 국내 최고 수준의 치료사 인력과 수준높은 1년간의 집중 치료프로그램 운영으로 300~350명 모집에 500~600여 명이 신청하고 있다.

이에 2023년에는 예술치료센터를 개소해 의료기반의 생애주기별 예술형 통합치료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150여 명의 치료인원을 확대했다. 더 나아가 이들의 예술적 역량과 재능을 사회성 훈련 등 체계적인 치료와 접목해 ‘발달 장애 전문 아티스트로의 직업 재활형 치료모델’의 첫 시도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다.

즉, 영유아기-아동기에는 예술 재능계발과 심화 과정을 거쳐 청소년기 및 성인기에는 자체적으로 ‘별별 엔터테인먼트’를 통한 발달장애 전문 아티스트 양성으로 지난 3년간 예술 대학진학이 7명, 콩쿠르 입상 12명, 취업연계가 81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별별 하모니아오케스트라제1회  정기공연(어린이병원 )
▲별별 하모니아오케스트라제1회 정기공연(어린이병원 )
특히, ‘별별 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장애-비장애 통합 오케스트라(발달장애 29명, 비장애 29명)으로 작년 9월 창단 이후 올해 11월 서초문화재단 반포심산아트홀에서 제1회 정기연주회 ‘꿈의 교향곡’ 무대를 선보였다. 사회공헌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현재 발달장애 단원 29명 전원이 이들 기업 소속으로 고용됐으며 병원에서는 이들에게 공연과 같은 실전 훈련을 통해 발달장애 아티스트 인재 양성은 물론 나아가 실질적 자립과 자아실현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또한, 이달 8일에 열린 기적의 오디션 시즌3 쇼케이스’에는 발달장애 아티스트 77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남민 어린이병원장은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은 소아의료체계 붕괴 위기 속에서 소아 의료 공백해소와 필수 의료 충족을 위한 기능 전환 진행 중이다. 특히, 고비용·저수익 구조로 인해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사실상 구현하기 어려운 장애아동 재활·예술지원 모델을 어린이병원은 공공의 책임 아래 선도적으로 추진하며, 장애 아동이 미래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서울시 대표 공공 혁신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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