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족돌봄자지원연합, 3가지 혁신 사례 시상… 고립 해소 모델 등 선정

미국에서 치매 환자와 가족돌봄자(보호자)를 위한 ‘선진형 서비스’ 3종이 혁신 사례로 선정됐다. 가족돌봄자지원연합(FCA)은 23일(현지 시간) ‘2025 알츠하이머 돌봄 혁신상’ 수상 대상 사업을을 발표하고, 미국 각지의 3개 기관에 각각 2만 달러(약 3000만 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이 상은 치매 환자와 돌봄자의 필요를 동시에 해결하는 ‘현장형 모델’을 발굴해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번에 선정된 프로그램들은 치매 가족이 겪는 고립과 낙인, 소진을 ‘의료기관 밖’에서 해소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치매 환자의 일상과 지역사회의 공간을 연결하고, 예술·문화 활동을 돌봄 기술로 전환해 돌봄자의 역량과 회복탄력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도들은 내년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맞춰 지역사회통합돌봄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 번째 모델은 ‘치매 친화 외출’을 표준 서비스로 만든 ‘만나러 와(Meet Me At…) 시리즈’다. 워싱턴주 밴쿠버의 호프 치매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하는 이 시리즈는 박물관, 야생동물 보호구역, 영화관, 공원 등 일반 대중이 이용하는 공공 공간을 치매 환자와 돌봄자가 ‘환영받는 환경’으로 재구성하는 시도다. 치매 가족이 겪는 사회적 고립을 핵심 문제로 보고, ‘특별한 시설’이 아니라 ‘익숙한 공간’에서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외출을 가능하게 만든 점이 특징이다. 장소 운영 주체가 치매 친화적 응대와 동선, 접근성을 갖추도록 돕는 방식은 지역사회 전체의 낙인 감소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돌봄자의 의사소통을 ‘훈련’하는 프로그램 ‘돌봄자를 위한 증흥극’이다. 뉴햄프셔주 뉴런던의 뉴런던 반 극장이 지역 방문간호협회와 협력해 만든 워크숍 시리즈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 돌봄자를 대상으로 한다. 즉흥연기는 정답을 찾기보다 상대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이고, 상황에 맞게 반응하며, 감정을 다루는 기술을 요구하고 것이 특징인 분야다. 치매 돌봄에서 빈번한 반복 질문, 혼란, 예기치 않은 행동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공연예술의 방법론으로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돌봄을 ‘희생’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고, 돌봄자가 학습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서비스로 설계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세 번째는 음악을 ‘마지막 기억의 다리’로 보는 ‘제5 치매 밴드다. 로스앤젤레스 기반 비영리단체 뮤직 멘즈 마인즈는 11년간 무료 음악치료 및 참여 그룹을 운영해 왔고, 이번에 치매 환자와 돌봄자,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치매 밴드’ 모델이 수상 프로그램으로 소개됐다. 단체는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치매처럼 신경학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 음악이 그들이 누구였는지, 누구를 사랑했는지, 무엇을 함께 나눴는지를 기억하게 하는 마지막 다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돌봄 현장에서 음악은 ‘치료’이자 ‘관계의 언어’로 작동한다는 점을 전면에 놓은 접근이다.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재활 프로그램을 넘어, 가족 전체가 관계를 복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FCA 측은 “이번 수상 프로그램들이 돌봄의 부담을 개인 가정에만 떠넘기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 떠받치는 구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상 관련 행사는 내년 4월 2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미국노년학회 학술대회 기간에 맞춰 진행될 계획이다.
FCA는 40년 이상 치매를 포함한 인지·신체 장애 성인의 가족 돌봄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평가와 돌봄 계획, 직접 돌봄 기술, 웰니스 프로그램, 돌봄 휴식, 법·재정 상담 등을 운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