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늘면서 풍속도 변화… 죽음 이후 사무처리도 문제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죽음 이후를 정리해줄 가족이 없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1인 가구의 종활(終活)이 주목받고 있다. 종활은 남은 가족을 생각해 시작된 개념이지만, 이제는 나를 위한 활동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종활은 말 그대로 ‘끝내는 활동’이라는 뜻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간호나 치료에 대한 의향, 죽었을 때 장례와 무덤에 관한 형식, 유산 상속 내용, 물품이나 재산 정리 방법들을 미리 정해둔다. 일본에서 종활이라는 단어가 나온 건 2009년이다. 2010년쯤에는 신조어로 유행하며 대중에게도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이라는 개념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 종활에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종활’에 맞춘 위임서비스가 강조되고 있다.
늘어나는 고령자 1인 가구
처음 종활이라는 개념이 나왔을 때는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생전에 의사결정 능력이 있을 때 재산이나 유품 등에 관한 것을 정리해두자는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남겨진 가족’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는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31.2%였지만, 2040년에는 약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65세 이상 1인 가구 비율은 48.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조사에서 말하는 1인 가구와 종활에서의 1인 가구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인구조사에서는 말 그대로 혼자 사는 사람이 1인 가구다. 종활에서는 자녀 없는 부부, 독신인 사람, 배우자와 이혼했거나 사별한 사람, 상속인이 아무도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고, 결혼했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가구가 증가하는 데다, 늘어난 기대수명으로 100세 시대를 향해 가다 보니 죽음 이후를 챙겨줄 가족이 없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내각부가 발표한 ‘저출산 사회 대책 백서’에 따르면 50세 시점에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을 말하는 ‘평생 미혼율’은 2040년 남녀 각각 29.5%, 18.7%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일본 법무성이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55~59세 중 자녀 없는 사람은 31.2%, 60~64세는 22.3%, 65~69세는 16.3%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자녀 없는 사람의 비중이 높은데, 이는 평생 미혼율과 비슷하다.
또한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에 따르면 75세 이상 여성의 약 65%는 배우자와의 사별, 자녀의 독립 등으로 혼자 죽음을 맞이한다. 혼자 사는 여성보다 혼자 사는 남성이 고립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조사가 있어, 남성용 상담 창구를 통해 1인 종활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자체도 나타났다.
누구에게 무엇을 위임할 것인가?
이제 종활은 남은 가족이나 주위 사람을 고생시키지 않는다는 목적보다, 내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라이프 플랜을 세우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족이 없는 고령의 1인 가구가 종활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위임’이다. 죽음 이후 사무처리를 누구에게 위탁할 것인지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1인 가구의 죽음 이후 재산 처리, 장례 준비, 유품 정리 등을 대신 해줄 위임 서비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산 관리 위임 계약, 임의 후견 계약, 보수 계약, 사후관리 임명서, 민사신탁, 애완동물에 관한 계약 등을 통해 본인이 아프거나 인지 능력 저하로 의사 표시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
사이토 히로미치(齋藤弘道) 유증기부추진기구 대표는 칼럼을 통해 “자녀 없는 75세 이상의 비율은 현재 10% 정도지만, 20년 후에는 30%를 넘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표준이었다면, 이제는 1~2인 가족이 늘고 있다. 게다가 모두가 혈연관계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어서, 100세 시대에 건강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약’이 필요한 일은 의사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스스로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할 때 준비하는 마음으로 종활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