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씨는 정수기 청소를 하려고 뚜껑을 열었다가 내부에 곰팡이가 가득 핀 걸 발견했다. 정수기 관리를 정기적으로 받고 위생에도 신경 썼지만 소용없었다.
정수기 곰팡이나 이물질 논란은 지난 2019년에도 한 차례 불거졌으며, 이후에도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얼음정수기 입구에 곰팡이가 피거나, 코크가 부식되어 이물질이 나오거나, 수출구에 물때가 끼는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
정수기에 곰팡이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단열재 때문이다. 냉수가 나오는 정수기는 냉각기 온도 유지를 위해 본체 내부 상단에 스티로폼 재질의 단열재를 사용한다. 그런데 정수기 온도 차이로 단열재 주변에 수분이 생겼다가 마르면서 결로 현상이 생기고,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되어 결국 곰팡이가 증식하게 된다.
정수기 업체에서는 주기적으로 부품을 바꾸고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직수관이나 단열재 교체가 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정수기 내부에는 코크, 밸브, 스테인리스 관로 등 곰팡이나 세균에 취약한 부품이 많다. 따라서 내부 부품도 함께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정수기 코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40가구 중 1가구꼴로 물에서 총대장균군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크를 소독하자 총대장균군은 검출되지 않았고, 일반 세균도 50.8%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따라서 물이 닿거나 물에 노출되는 곳은 오염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수기 중 필터부터 코크, 직수모듈까지 모두 교체 가능한 풀케어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 위생적이다. 특히 곰팡이 유발 원인인 냉각기가 없는 직수정수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국소비자원은 2019년 논란 이후 국내 직수형 정수기 11개 제조·판매 업체에 개선을 권고한 바 있으며, 업체들은 특별점검을 시행하고 이후 출시 제품에는 개선된 단열재를 적용해 곰팡이 발생률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