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 지위 잃으면, 최대 80% 세액 공제 혜택 사라져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상속 개시일(피상속인 사망 시점)로부터 2~3년 동안은 상속 주택을 1주택으로 보지 않기로 했다. 부모님의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상속받게 된 주택 때문에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억울한 사례를 줄이기 위함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살펴보면, 종부세 세율 적용 시 수도권·특별자치시·광역시 소재 주택은 상속 개시일로부터 2년, 이외 지역은 3년간 상속 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개정될 시행령은 오는 12월 납부하는 종부세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완화 방안이 시행돼도 상속을 받은 1세대 1주택자들의 세 부담은 여전히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적용하지 않을 뿐 과세표준에는 상속주택의 집값이 합산되는 탓이다. 이렇게 되면 1주택자로서 받을 수 있었던 고령자 공제, 장기 보유 공제, 1주택자 기본 공제 등 각종 혜택을 박탈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1세대 1주택자 지위는 벗어나게 되고, 중과세율에서만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하면, 원하지 않는 상속주택이 생긴 경우 1주택자에 적용되는 11억 원의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다. 다주택자는 6억 원이 넘는 금액부터 과세한다. 연령·보유 기간과 관련된 공제 혜택도 없어지게 된다. 현재 고령자 세액 공제는 만 60세 이상 만 65세 미만에 20%를, 만 65세 이상 만 70세 미만에 30%를, 만 70세 이상에 40%를 적용하고 있다.
장기보유 세액 공제의 경우 5년 이상 10년 미만에는 20%를, 10년 이상 15년 미만에는 40%를, 15년 이상에는 50%를 공제해준다.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합산 한도는 최대 80%에 달한다. 바꿔 말하면 상속주택으로 1주택자 지위를 잃게 되면 80%의 공제 혜택이 사라지는 것이다.
예컨대, 연령·보유공제를 80%까지 받았던 사람이 공제 혜택을 잃어버리면 종부세액은 기존 5배 수준으로 늘게 된다. 여기에 기본공제가 작아지는(11억→6억 원) 효과까지 결합하면 종부세액은 10배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각종 공제까지 1주택자에 준해 혜택을 주는 것은 시행령이 아닌 법률을 고쳐야 가능한 사안이라 이번 시행령 개정 때에는 이와 관련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