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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감상 매너는 마당놀이와 다르다

기사입력 2017-11-03 14:35

최근 일주일에 두 번꼴로 클래식 음악회, 오페라 등을 감상했다. 그만큼 고급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셈이다. 처음엔 어렵게만 생각되던 음악회와 오페라 등을 자주 보게 되면서 작품을 이해하는 폭도 점점 넓어졌다. 같은 오페라를 한 번 보고 두 번 볼 때의 이해도는 다르다. 인터넷으로 줄거리를 검색해보고 카탈로그를 사 보고, 후기까지 쓰고 나면 이해도는 더 높아진다. 두 번째로 볼 때는 이전에 써놓은 글을 보면 좋은 참고가 된다. 처음 볼 때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유심히 보면 당시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회나 오페라 공연에 대한 관객들 참여는 높아졌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다져나가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면 더욱 그렇다. 클래식은 귀족문화인데 서민적인 마당놀이와 구별을 못한다는 것이다. 또 클래식은 조용히 앉아 감상하는 것이 바른 태도인데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 다음 연주의 맥을 끊어버린다는 것이다. 박수를 쳐야 할 때가 따로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면 판단하기 어렵다.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보고 있을 때는 음악이 끝났더라도 박수를 치면 안 된다. 어떤 공연에서는 지휘자가 손짓으로 박수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지휘자가 객석을 향해 인사할 때 박수를 치면 된다. 잘 모르면 다른 관객들이 박수를 칠 때 따라서 해도 늦지 않다. 반면 마당놀이는 객석에서 무대와 함께하는 반응이 나와줘야 흥이 난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출연자 노래를 따라 부르며 허밍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음악을 좀 안다는 자기과시다. 음향 시설이 잘되어 있는 음악당에서는 허밍 소리가 꽤 잘 들리며 다른 사람의 귀를 거슬리게 한다. 매너 없는 행위인 것이다.

클래식 공연장엔 비교적 깔끔한 옷을 입고 가야 한다. 객석이 어두워 누가 보랴 싶지만,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사람들 복장을 보면 그 공연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편한 등산복 차림으로 들으면 편할지 모르지만, 같이 진지하게 감상할 준비를 하고 온 사람들과 땀 흘리며 연습한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최대한 좋은 옷을 입고, 최대한 좋은 음악을 들려주려 준비한 단원들에게 복장이나마 깔끔하게 하고 감상해주는 것이 매너다. 연주자들이나 성악가들은 엄청난 학비와 노고로 높은 수준에 오른 사람들이다. 악기 하나 배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단원들 중 외국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런 사람들이 협연하는 것이 오케스트라다.

클래식 공연에 아이들을 데려오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안내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란다. 공연 중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해서 다른 사람들의 집중을 방해한다. 클래식을 일찍 들려주려는 목적이라면 몰라도 아이 맡길 데가 없어 데려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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