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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준비하며

기사입력 2017-10-14 11:31

가을용 파자마를 몇 벌 샀다. 날씨가 서늘해져서 새 잠옷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불과 보름 전 만해도 잘 때 알몸으로 자던 것과 비교하면 날씨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국내 대형 내복전문회사 직영점이라는데 살만한 파자마가 몇 벌 안 되었다. 한 벌에 5~6만원 내외였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지만, 필자는 신축성 있는 파자마가 아니면 사지 않는다. 잘 때 침대 위에서 나도 모르게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기 때문이다. 그런데 늘어나지 않는 원단으로 만든 파자마가 대부분이었다. 신축성 있는 파자마 세 벌을 샀다. 두 벌은 요즘처럼 간절기에 입을만한 두께의 파자마였고 한 벌은 그보다 조금 더 두꺼워 겨울철이 되기 전까지는 입을 만해서 산 것이다. 그런데 디자인에 멋을 내느라고 파이핑을 한 것이 실용적인 면에서 생각이 모자란 것으로 보였다. 파이핑은 천을 둥글게 말아 봉제선 사이에 줄을 만든 것인데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자다가 그 부분에 피부가 눌리면 불편하다. 그 부분에 얼굴부분이라도 눌리면 아침에 일어나고 나서도 자국이 오래 남는다. 파자마 바지 밑단도 파이핑 처리를 했고 상의도 팔목 부분, 카라 부분에도 파이핑이 들어가 있었다. 목 뒷부분에 라벨도 걸리적거리는 부분이다. 목 근처의 봉제선은 티셔츠나 스포츠 의류처럼 피부에 닿을 때 두께감이 없어야 하는데 그런 처리도 안 되어 있었다. 실용적인 면은 거의 고려가 안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팬티나 내의 바지도 실용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남자의 경우 하의는 팬티, 내의 그리고 바지를 입는다. 그런데 세 가지가 벨트 부분이 모두 고무줄과 주름을 넣어 두툼하다. 세 가지를 겹쳐 입을 경우 벨트 부분이 불룩해지는 것이다. 패셔니스트 중에는 내의가 이미 팬티의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내의를 입을 경우 팬티는 입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습관이란 무시할 수 없다. 내의 바지도 몸에 붙는 타입과 붙지 않는 타입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몸에 붙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너무 붙으면 답답하거나 땀이 날 경우 들러붙는 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길이도 한결같이 바지 끝 양말 속에 조리개를 넣는 긴 타입보다 양말 위로 올라오는 7부나 8부도 있어야 한다. 여성 내의는 다양한 편인데 남자 내의는 몇 가지 안 되는 것도 유감이다.

겉으로 보이는 티셔츠의 경우도 불만이 많다. 필자는 팔뚝이 좀 굵은 편이다. 그래서 팔뚝이 너무 조이거나 소매 끝에 조리개로 되어 있는 옷은 안 산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만드는 상의가 대부분 팔뚝이 조인다. 조리개보다 그냥 원단을 접어 같은 통으로 마감한 타입이나 단추로 손목을 잠그는 타입만 산다. 여름철의 경우 반팔을 입기 때문에 반팔은 그런 염려를 안 해도 되었다. 그러나 간절기의 경우 원단의 두께부터 고려해야할 점이 많아진다. 너무 두꺼우면 활동에 답답함을 느끼고 패선 감각도 둔해 보이지만, 일단 덥다. 차라리 얇은 편이 더 낫다. 그러나 너무 얇으면 그야말로 여름 옷 같아 간절기에 제 구실을 못한다.

신발도 날씨가 서늘해지면 여름철에 즐겨 신던 운동화는 찬바람이 술술 들어 와 춥게 느껴진다. 발이 추우면 온몸이 추위를 느낀다. 가을비라도 맞게 되면 운동화는 추어서 더 이상 신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기가 잘 통하도록 만든 것은 여름철에는 좋은데 간절기부터는 안 맞는 것이다. 그렇다고 조금 나은 편이라고 등산화를 어디든 신고 다니기도 그렇다. 늘 운동화를 신던 사람들은 구두는 오랜만에 신어 보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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