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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화가 된 이 한권의 책] 명상록

기사입력 2016-09-12 09:23

▲'명상록 표지. (박종섭 동년기자)
▲'명상록 표지. (박종섭 동년기자)

청소년기는 필자의 영혼이 가장 순수하던 시절이었다. 그보다 어린 시절은 철이 없었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서는 힘들게 거센 파도와 싸워야 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처자식을 위해 밤낮없이 뛰고 또 뛰었다. 이제 흰 머리 희끗희끗한 이순의 나이가 되어 생각해 본다. 그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맑은 영혼의 시기에 습득했던 한권의 책이 아니었나 싶다

⃟ 전율을 느끼며 보았던 한 권의 책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손때 묻은 책 한권, 그것은 다름아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썼다는 “명상록‘이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로마제국의 오현제 중 한 사람으로서 로마제국의 번성기를 누렸던 시대에 마지막 황제였다. 재임 기간의 거의 대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낸 그는 전쟁터에서 틈틈이 자신에게 보내는 내용의 글을 써서 후대에 ’명상록‘이라는 책을 남겼다.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도 전쟁하는 전쟁터에서 일기를 쓰셔서 ’난중일기‘라는 책으로 귀중한 자료로 남겨졌듯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총 12권의 책을 남겼다. 평범한 사람도 책 한 권 쓰기가 어려운데 그것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서 이러한 글을 남겼다는 자체가 범상치 않음을 느낀다.

⃟ 12권의 책 속에 인생의 길이 담겨 있어.

12권의 책은 배움, 인생, 운명, 죽음, 인간의 본성, 자연의 원리와 법칙, 우주의 지배적 이성, 선과 악,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 사회적 존재 영혼에 대하여, 도덕적 삶에 대하여 등 인생을 살아가는 지침서요 나침판의 역할을 하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필자가 감명을 받았던 수많은 글들이 있지만, 그중 몇 문장만 요약해 본다

제4장 죽음에 대하여

출생과 마찬가지로 죽음 또한 자연의 신비이다. 출생은 원소의 결합이며, 죽음은 바로 원소의 분해인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죽음은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며, 육체 구성의 논리에도 어긋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의 영혼이 죽은 후에도 모두 소멸하지 않는다면 대기는 태초 이래의 그 엄청난 영혼들을 어떻게 수용해 왔을까? - 중략- 그 영혼들은 대기 속에서 잠깐 머문 후에 불로 변하여 우주의 창조적 본원(本源)으로 돌아가, 다른 영혼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다

죽어가는 환자들을 눈살을 찌푸린 채 진찰하곤 했던 많은 의사들 역시 죽어갔음를 기억하라.

당신과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도 하나씩 죽어갔음을 기억하라. 한 사람이 다음 사람을 묻어 주었고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 의해 파묻혔으며 그 사람도 또 다른 사람에 의해 무덤에 묻힌다. 요컨대 인생이 얼마다 허망하고 보잘것없는 것인가. 어제까지만 해도 피가 돌았는데 내일이면 미라나 한 줌의 재로 변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얼마 안 되는 지상에서의 시간을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의 여정을 마치도록 하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저 원헤정 옮긴 ‘청소년 명상록’ 글에서 >

⃟ 황제가 전해준 감동

동양의 진시황은 영생불멸하고자 온 신하를 세상에 보내어 ‘불로초’를 구해오도록 했다고 배웠다. 원래 사람이란 삶에 대한 욕구가 있어 일찍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어떠한 약을 구해 먹든지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고 싶어 한다. 평범한 범인들의 모습이 이럴진대 높은 권력을 소유한 권력자들은 어땠을까? 진시황처럼 그 오랜 권력과 삶을 간구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텐데 로마제국의 황제는 우리의 그런 편견을 깨어 버렸다. 그리고 죽음을 자연의 한 일부로 받아들이고 순응하라 말한다. 순응하며 자신의 여생을 편안하게 마치라고 한다. 어디 황제가 할 수 있는 말인가? 필자에게 감명을 주었고 지금껏 설렘을 주었던 이 12권의 책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필자뿐 아니라 수 많은 사람에게도 인생에 지침서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말한다. 자연에 순응하며 편안하게 여정을 끝 마치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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