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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웰빙 골프] 내 몸에 맞는 클럽 만들기

기사입력 2016-06-12 22:05

해마다 새로운 클럽들이 소개된다. 심지어 6개월 주기로 새로운 드라이버가 출시되기도 한다. 클럽 메이커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 하나같이 같은 내용으로 광고를 한다. 미스 샷을 해도 공을 똑바로 날려 줄 수 있고 거리도 늘려 준다는 것이다. 과연 광고대로 그 클럽을 사용하면 그럴까?

브랜드별로 클럽을 제조하는 과정은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조립하는 곳을 생산국으로 한다. 실제 클럽을 구성하는 헤드, 샤프트, 그립은 거의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할 수 있다. 유명 클럽들도 마찬가지다. 단지 부품별로 저비용 OEM 방식으로 생산한 것을 조립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물론 품질을 보증하고 조립하는 데 노하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전세계 1억 명이 넘는 골퍼들을 대상으로 정교하게 조립된 것은 아니다. 대량생산을 하기 위한 단순 조립에 지나지 않는다. 대량생산되어 새로 출시된 클럽들이 골퍼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과 수준에 맞출 수 없는 제품일 수밖에 없다.

모든 골퍼들은 반드시 자신들의 신체적 특성과 수준에 맞도록 클럽을 피팅해야 한다. 오직 자신만의 클럽이 필요한 것이다. 프로골퍼들은 어느 정도 자신에게 적합한 클럽을 선택하고 피팅할 기회가 있지만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은 클럽을 구입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규칙에서 허용하는 퍼터를 포함한 14개 클럽 가운데 과연 자신의 신체적 조건과 수준에 맞는 클럽은 몇 개나 될까? 한두 개 정도다. 나머지 12~13개 클럽은 전혀 자신에게 맞지 않는 클럽을 가지고 플레이한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클럽을 피팅한다는 것은 골퍼의 신체적 조건과 수준을 고려하여 골퍼가 가진 잠재적 능력을 최대화하여 거리와 방향, 공의 비행고도와 샷의 일관성을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사용하는 클럽을 자신의 신체적 조건과 수준에 맞는 클럽으로 피팅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인들은 클럽의 라이 각(Lie Angle), 클럽 헤드의 로프트(Loft), 샤프트의 강도(Flex), 그리고 클럽의 길이(Length) 등을 꼽을 수 있고 이 요인들은 모두 거리와 방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1. 라이 각

정의클럽 페이스에 있는 스위트 스폿의 중심부분을 지면에 수직으로 하고 클럽 헤드의 바닥 부분을 지면에 닿게 했을 때 클럽 샤프트의 중심선과 연결되는 각도


샷의 방향은 클럽의 라이 각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라이 각은 공을 임팩트하였을 때 클럽 페이스에서 튕겨지며 떠오르는 공의 초기 비행 방향을 결정한다.

임팩트하는 순간 클럽 페이스의 중심 부분에 있는 스위트 스폿 아래 부분이 지면에 닿지 않고 상대적으로 클럽 솔의 안쪽(Heel) 부분이 먼저 닿으면 샷을 한 공의 초기 비행 방향은 표적의 왼쪽을 향하며 클럽 페이스의 위치에 따라서 훅이나 풀 샷이 된다. 이와 반대로 임팩트 순간 클럽 솔의 앞쪽(Toe)이 먼저 지면에 닿으면 공의 초기 비행 방향은 표적의 오른쪽을 향하며 샷의 결과는 슬라이스 또는 푸시 샷으로 나타난다. 즉 사용하는 클럽의 라이 각에 따라서, 너무 세워져 있거나 낮으면 공의 비행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라이 각은 브랜드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사용하는 클럽 가운데에서 가장 긴 클럽인 드라이버의 경우 58~59도이며 6번 아이언의 경우는 61.5도이다. 6번 아이언보다 짧은 클럽이면 0.5도씩 높아지고 반대로 긴 클럽은 0.5도씩 낮아진다. 또한 스탠스를 취했을 때 공의 위치에 따라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도 바뀌고 클럽 페이스의 방향도 바뀌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클럽의 로프트가 커질수록 클럽 페이스의 방향은 표적의 왼쪽을 향하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 로프트

정의 클럽 샤프트를 지면에 수직으로 놓았을 때 클럽 페이스의 상대적 각도


날아가는 공의 탄도는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와 공을 향한 클럽 헤드의 접근 각도에 따라 결정된다. 클럽의 로프트는 어드레스했을 때(static loft)와 공을 임팩트하는 순간(dynamic loft) 다르게 나타난다. 클럽 헤드의 무게와 샤프트의 강도, 스윙 속도에 따라서 공을 향한 클럽 헤드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골퍼에게 가장 적합한 비행고도는 날아가는 공의 속도와 비례한다. 흔히 클럽 헤드의 속도가 빨라야만 공을 멀리 날려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임팩트 직후 날아가는 공의 속도가 빨라야 하고 공의 비행고도가 적합할 때 오히려 공을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다. 즉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가 낮으면 상대적으로 그만큼 공의 비행고도가 낮아지므로 공을 멀리 날려 보낼 수 없게 된다.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는 날아가는 공의 빠르기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하지만 스윙 방법으로 공의 비행고도를 높이려고 의도하면 오히려 나쁜 스윙 방법을 구사하게 되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공의 비행고도를 높이려고 임팩트 순간 상체를 표적 반대 방향으로 기울이며 올려치면 그립 끝보다 클럽 헤드가 먼저 임팩트 구간을 지나게 돼 공의 비행고도가 너무 높아지고 반대로 상체 위주로 다운 스윙하거나 공에 대한 클럽 헤드의 접근 각도가 너무 가파르면 공의 비행고도는 낮아져 멀리 날아지 못하게 된다.


3. 샤프트 강도

정의스윙 속도에 의해 만들어진 힘이 클럽 샤프트에 가해져서 샤프트가 휘어지는 정도


모든 샤프트의 강도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자신에게 적합한 강도의 샤프트를 찾으려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샤프트는 스윙하는 도중 3가지 다른 방향으로 휘어진다. 클럽 헤드에 연결되어 있고 클럽 헤드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클럽의 다른 부분보다 무겁기 때문에 임팩트를 하는 과정에서 그립과 헤드 사이의 샤프트가 공 쪽으로 휘어지고(bow), 그립보다 헤드가 먼저 공을 지나가며 샤프트가 휘어지며(bend), 샤프트 자체가 원통형으로 되어 헤드가 임팩트 구간을 지날 때 뒤틀리는(torsion) 현상을 보인다. 제조과정에서도 스틸 샤프트는 일정한 품질관리가 가능하지만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아직도 품질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샤프트마다 휘어지는 정도를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흔히 샤프트가 스윙 빠르기에 비해 강하면 슬라이스가 생기고 공의 비행고도가 낮아지며, 공의 방향이 푸시 샷이 되고 반대로 샤프트의 강도가 약하면 훅이 되고, 공의 비행고도가 높아지며, 풀 샷이 되기 쉽다고 하지만 브랜드마다 실제 샤프트의 강도가 달라서 일반화하여 적용하기 어렵다. 날아가는 공의 비행고도를 스윙 방법으로 조절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적합한 샤프트를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길이

정의클럽 헤드의 솔(sole)에서 그립 끝까지의 길이


어드레스 자세(posture)는 스윙할 때 몸의 균형을 유지케 하여 일관되고 반복할 수 있게 하는 중요 요인이다. 만약 사용하는 클럽의 길이가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길거나 짧으면 일관된 자세를 유지할 수 없어 반복할 수 없는 스윙을 하게 된다. 클럽의 길이가 길면 공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어드레스하게 되어 척추가 세워져서 스윙 플래인이 낮아지고 (flat), 반대로 짧으면 공에 가깝게 어드레스하게 되어 상체를 앞으로 굽히는 정도가 깊어져서 가파른(upright) 스윙 플레인을 하게 된다. 두 자세 모두 스윙 중에 몸의 균형을 깨뜨려 일관되고 반복할 수 있는 스윙을 방해한다. 어드레스 자세가 올바르면 이어지는 스윙 동작은 마치 연쇄반응을 하듯이 연결되므로 올바른 스윙은 어드레스 자세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클럽의 길이는 올바른 스윙 메카닉을 결정한다.

이제라도 올바른 스윙 습관을 익히고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골프를 즐기려면 자신의 클럽들을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클럽 피팅은 적어도 3일 정도가 소요된다. 하나의 클럽을 피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90분이다.



>> 박영민 전 고려대학교 교수

국내 골프칼럼니스트 1세대. 고려대와 한국체육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방송 해설은 물론 일간지, 스포츠지 등에 많은 칼럼을 연재했다. <골프의 이론과 실제>, <골프(체육고등학교 교재)>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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