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질환 심혈관계 질환 위험 확인 필수

‘꿈의 비만 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내 도입 이후,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개그맨 김준호가 각각 10kg, 7kg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혀 화제다. 단기간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며 소비자의 관심이 높지만, 의료계는 정확한 이해 없이 무분별한 사용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위고비에 관한 궁금증을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위고비(Wegovy)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GLP-1 (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 기반의 주사형 비만 치료제다.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GLP-1 계열 약물은 본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돼왔으며,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 혈당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심혈관계 안전성까지 입증되며, 비교적 안정성이 검증된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BMI(체질량지수)가 30kg/m² 이상, 또는 27kg/m² 이상이면서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 비만 관련 질환을 동반한 경우에 한해 위고비 처방이 가능하다. 특히 중장년층은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 및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 보다 정밀하고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위고비는 효과적인 치료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전문가의 판단 아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Q. 위고비와 삭센다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삭센다(Saxenda)와 위고비는 모두 노보노디스크에서 개발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기반의 비만 치료제입니다. 삭센다의 주성분은 리라글루타이드,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로,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을 통한 체중 감소 기전은 유사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투여 빈도와 효과입니다. 삭센다는 하루 1회,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합니다. 위고비는 최신 GLP-1 계열 약물로, 체내 지속시간이 더 길고 작용 강도도 높은 편입니다. 한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가 삭센다보다 약 2배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간편함과 효과를 모두 갖춘 위고비가 각광받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위고비가 중장년층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A.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의료계에서는 만 40세 이상을 중년, 만 66세 이상을 노인으로 분류하며,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시기로 건강한 체중과 대사 관리가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 위고비는 체중 감량 외에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수면무호흡증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50~60대 여성에게 위고비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겉으로는 체중 변화가 없어 보여도,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내장지방 증가는 고지혈증과 골다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위고비를 통해 숨은 위험 요소를 조기에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투여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A. 위고비는 주 1회 복부, 허벅지, 팔 부위 등에 자가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여합니다. 펜 타입 주사제로 설계돼 있어 일반인도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으나, 초기에는 반드시 의료진의 지도 아래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식전 식후를 가리지 않되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일관성 있게 투여해야 하며, 용량은 점진적으로 늘려야 위장관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Q. 부작용과 위험 요소는 무엇인가요?
A.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복부 팽만감 등 위장 증상이며, 용량을 천천히 늘리면 대부분 호전됩니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화될 경우 약물 중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 같은 심각한 이상 반응이 보고된 바 있어, 기저 질환이 있을 때는 투여 전 전문의 상담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약물 중단 후 급격한 식사량 증가로 인해 요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68주간 위고비를 투여한 참가자들은 평균 17.3%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나, 약물과 생활 습관 개입을 중단한 후 1년이 지나자 감량 체중의 약 66%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생활 습관은 필수인가요?
A. 약물은 체중 감량을 위한 보조적 수단일 뿐 주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위고비 투여 후 체중 감량 효과가 5% 미만인 비반응자(Non-responder)의 비율이 약 10~15%에 달했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이는 환자 7~10명 중 1명은 효과가 미미했다는 의미로, 위고비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효과적인 ‘마법의 약’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와 함께 반드시 식이조절과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식이조절 측면에서는 △가공식품 섭취 줄이기 △충분한 단백질 섭취 △천천히 먹기 등의 실천이 중요하며, 운동은 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장합니다. 특히 약물 투여 중 근육량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근력 유지에 중점을 둔 운동 계획이 필수적입니다.

[도움말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