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지만 더 불안해지는 중고령층 노동

한국 중고령자의 은퇴는 더 이상 정년의 문제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간한 ‘생애 주된 일자리 퇴직의 현실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평균 퇴직 연령은 54세 전후로 법정 정년인 60세보다 훨씬 이르다. 실제로 정년 퇴직 비중은 24.6%에 그친 반면, 비자발적 퇴직은 34.5%로 더 높게 나타났다. 다수의 중·장년층이 정년에 도달하기도 전에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셈이다.
퇴직은 노동의 종료가 아니라 불안정한 전환의 시작이다. 조사 대상자의 84.8%는 퇴직 이후에도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은 급격히 낮아졌다.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는 관리자·전문직·사무직 비중이 64.0%였던 반면, 현재 일자리에서는 서비스·단순노무가 3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퇴직 이후 노동시장이 ‘하향 이동 경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득 감소도 구조적이다. 퇴직 후 현재 일자리의 소득이 주된 일자리보다 감소했다는 응답은 72.2%로 이 중 절반 이상 줄었다는 비율도 31.5%에 달했다. 월 소득 300만 원 미만이 전체의 64.9%를 차지했고, 사회보험 적용에서도 공백이 나타났다. 재취업 이후 어떠한 사회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비율은 12.6%로 일하고 있음에도 보호받지 못하는 고령층이 적지 않았다.
자영업으로 이동한 중고령층의 상황은 더 취약했다. 비임금근로자의 주된 일자리의 평균 폐업 연령은 53.5세로 임금근로자보다 낮았고, 폐업 사유는 56.5%는 수익 부족이었다. 현재 사업을 유지하는 데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은 63.0%, 순수익이 없다는 비율도 10.2%로 나타나 자영업 전환이 안정적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책 논의가 여전히 정년 연장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령층 노동의 핵심 문제는 정년 이후가 아니라 정년 이전 조기 이탈과 전환의 단절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기퇴직을 늦추는 △고용유지 전략 △퇴직 이후 전직·재취업 전환기 관리 △경력 기반 재교육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충 등 노동 구조 전반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