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소득 기준 고령층 빈곤율 급등
중장년기 소득 기반 약화 구조 확인

50대 이후부터 빈곤 위험이 빠르게 높아지는 생애 구조가 통계로 확인됐다. 고령기에 접어들수록 빈곤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가운데, 노후 빈곤은 이미 중장년기에 형성되는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 드러났다.
임완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 ‘2025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시장소득 중위 50%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51~65세 17.6%로 나타났다. 이는 26~40세(8.6%), 41~50세(10.8%)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퇴 전 단계부터 소득 기반이 약화되는 흐름이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빈곤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66~75세는 50.2%, 76세 이상은 69.0%로 집계됐다. 특히 76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10명 중 7명에 가까운 비율이 시장소득 기준 빈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소득이 사실상 사라지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65세 이상 전체 노인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인의 시장소득 기준 빈곤율은 56.5%로 절반을 넘는다. 연금과 정부 이전소득을 포함한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는 38.2%로 낮아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공적 이전이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빈곤을 구조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성별 격차도 뚜렷하다. 여성 노인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43.2%로 남성 노인(31.9%)보다 높다. 고령층 내부에서도 성별에 따른 소득 취약 구조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수치는 노후 빈곤이 단순히 노년기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50대 이후 조기 은퇴, 비정규·저임금 일자리 전환, 연금 가입 기간 부족 등이 누적되면서 노년기에 빈곤이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기대수명은 늘어나지만 안정적인 소득 기반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채 장기 노후를 맞는 구조인 셈이다.
임 연구위원은 시장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을 구분해 제시하며 정책의 완충 효과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노동시장 기반이 약화된 고령층의 구조적 취약성도 함께 드러냈다. 노후 빈곤을 단순한 복지 지출의 문제로 접근할 것인지, 중장년기부터의 소득 안정성과 고용 구조 개선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