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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인력 부족한 일본 요양기관 “24시간 면접 봅니다”

입력 2025-11-19 09:31

인력난에 AI면접 확산… 면접 이탈 막으려 채용 방식에 변화 바람 불어

(어도비스톡)
(어도비스톡)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돌봄인력 부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 도입 제도 운영 등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최근 일본의 요양·복지 기관들이 심각한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면접을 본격 도입하고 있다.

지난 14일 일본 AI기업 JetB가 발표한 ‘돌봄·복지업계 AI면접 활용 보고서’는 구직자 1명에 채용공고가 4개가량 몰리는 시장에서, AI 아바타가 1차 면접을 수행하는 방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개호·복지 분야 유효구인배율은 4배 수준으로, 구직자 1명을 두고 채용하려는 일자리가 4개나 있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전 산업 평균(1배 안팎)을 크게 웃돈다. 특히 방문요양 분야는 응답 기관의 30% 이상이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호소했고, 그 이유로 80% 이상이 “채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면접 일정이 조금만 늦어져도 지원자가 다른 기관으로 이동하거나, 당일 면접 포기·노쇼가 발생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주목받는 방식이 ‘AI 면접’이다. 기관이 사전에 질문과 평가 기준을 설정하면, 지원자는 원하는 시간에 URL을 통해 접속해 AI 면접관과 대화를 나눈다. 면접 영상은 자동 저장되고, AI는 답변을 분석해 평가표와 요약 리포트를 생성한다. 인사담당자는 영상을 확인해 합격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가장 큰 변화는 면접에 투입되는 시간 절감이다. JetB는 2024년 10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자사 채용에서 AI면접을 적용한 371건을 분석한 결과, 1차 면접에 필요한 시간이 기존 247시간에서 약 30시간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면접 진행 부담을 사실상 ‘0’으로 만든 셈이다. 야간근무·가사·부업 등으로 정해진 시각 면접이 어려운 지원자 이탈도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AI면접은 평가의 객관성도 보완한다. 면접 내용이 전사되고, 항목별 분석 리포트가 자동 생성돼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를 줄인다. 돌봄업계에서 중요한 ‘정서적 안정성’, ‘대인 관계 능력’ 등 정성적 요소도 일정 수준 가시화할 수 있다는 게 JetB 측 설명이다.

이 같은 일본의 AI 면접 도입은 한국 돌봄현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역시 요양보호사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구인·구직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이직 주기가 짧아지고, 기존 기관의 인력 공백이 더 잦아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돌봄은 1대1 서비스에 기반해 있어 결원이 발생하면 즉시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지는 특성도 문제를 키운다. AI 기반 1차 면접이 면접 노쇼 감소, 지원자 확보 속도 향상, 채용비용 절감 등 현실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 평가 투명성, 돌봄 인력의 디지털 문해력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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