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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생계 프리터族도 고령화, 日 정부 '골머리'

기사입력 2022-10-17 08:32

45세 이상 프리터 급격히 증가… 세수ㆍ출산율에 악영향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최근 일본에서 고령자 프리터(フリーター)가 증가하는 추세다. 34세 이하의 비정규직 근로자만을 지칭했던 말인 ‘프리터’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터는 Free(프리) + Arbeit(아르바이트)를 줄인 말이다. 정규직 이외의 계약 사원, 파견 사원,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 등의 고용 형태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뜻한다. 보통 15~34세에서 비정규 고용 형태로 일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프리터의 고령화

일본 정부는 2010년부터 ‘고령 프리터’를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했다. 35~54세의 비정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55세가 넘어가면 퇴직자도 있으므로 ‘프리터’라고 정의할 수 있는 사람과 은퇴자가 섞여 있어 54세까지만 조사하고 있다.

총무성이 2020년 2월 발표한 ‘2019년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고령 프리터(35~55세)는 매년 늘고 있다.

2002년 50만 명이었던 고령 프리터는 2016년 101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9년 99만 명 수준으로 약 2배가 증가했다.

나이별로 보면 35~44세 프리터가 2002년 25만 명에서 2019년 53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12년 이후에는 45~54세의 프리터 증가도 시작됐다. 이 시기부터는 35~44세의 증가 폭보다 45~54세의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전년 대비 3만 명이 늘어 역대 최고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게 고령 프리터가 늘어나는 이유는 과거 프리터라고 불렸던 25~34세의 연령층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35~44세의 프리터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생각해 정규 직업을 구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젊었을 때 프리터로 일했기 때문에 중장년이 되어서 정규직 직업을 구하기가 어려워 프리터 생활방식을 계속해서 유지하게 되는 점도 고령 프리터 증가세의 원인이다.

▲일본 정부는 35세 이상의 프리터족을 '고령 프리터'라고 정의하고 실태조사를 한다. 35세~54세의 프리터족은 매년 증가 추세다.(브라보마이라이프DB)
▲일본 정부는 35세 이상의 프리터족을 '고령 프리터'라고 정의하고 실태조사를 한다. 35세~54세의 프리터족은 매년 증가 추세다.(브라보마이라이프DB)

프리터는 왜 부담이 되었나?

처음 프리터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었다.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간다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프리터는 ‘불안정한 고용’을 상징하는 표현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경기 불황이 오면서 취업 시장이 얼어붙자 원하지 않았음에도 프리터족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1991년 프리터 인구는 약 62만 명이었다가 이후 급증하여 2003년 217만 명에 달했으며 2019년 기준으로는 약 138만 명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02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프리터인 남성 90.9%와 여성 74.1%가 정규 직장에 가고 싶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2004년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고용관리조사’에 따르면 ‘프리터를 경험해본 적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은 3.6%에 불과했다. 반면 이점을 부정적인 요소로 보는 기업은 30.3%였다.

결국 원치 않았던 경기 불황으로 프리터족이 되었다가 다시 정규 고용 시장으로 뛰어들려 해도 기업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취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다. 이는 프리터 시기를 연장하는 일종의 순환 고리가 됐다.

따라서 한 번 프리터로 살게 되면 정규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들은 주로 졸업 예정자를 선호하고 프리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여전히 가지고있다. ‘이직을 자주 할 것’이라든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등의 고정 관념이 있기 때문. 또한 연공서열 임금체계에서 프리터의 대우를 조정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본 경제학자 히구치 요시오(樋口美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프리터인 사람이 5년 후에도 프리터일 확률은 10~20대에서는 50%지만, 30대를 넘으면 70%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구치는 “프리터의 증가가 결혼율과 출산율을 낮추고 사회 활력을 잃게 하는 사태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지 않게 되어 사회 분위기가 침체된다는 것이다. 또한 프리터는 정규직보다 소득이 낮아 납세액이 적어 세수도 줄어들게 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프리터가 단순히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추구형이라고 보기에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음을 인식했고, 실태조사를 하면서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 정부뿐 아니라 인력이 부족한 간호나 농업에서도 프리터 인력을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실효성은 아직 물음표다.

정부는 프리터의 고령화로 35~40세의 프리터까지 ‘젊은이’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40세 이상의 고령 프리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겠지만 우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직업 능력 개발 제도 확충을 통한 취업 지원, 인턴십, 3개월간 고용 후 정사원 전환하는 평가판 고용, 청소년 대상 직업 카페, 고용 시 연령제한 금지 등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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