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구매력이 큰 소비자 연령대는 50~60대였다.
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등록된 신차 88만7034대 중 50대 차주 비중이 28%로 가장 높았다. 60대까지 합치면 전체의 47%로 30~40대(45%)보다 높았다. 60대 이상 차주는 전년 대비 11.5%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그렇다면 시니어가 가장 선호한 자동차 모델은 무엇일까?
명불허전 그랜저
지난해 40~60대 중장년 소비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차종은 그랜저였다.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는 지난해 14만6923대 판매되며 국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그중 50대 판매량이 3만6185대로 가장 높았고, 40대 2만8843대, 60대 1만9789로 뒤를 이었다.
중장년층의 준대형 세단 선호는 제네시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G80 역시 중장년 선호도가 높았다. 지난해 1만7183대 판매된 G80은 50대 판매량이 3964대로 1위였다. 이어 40대 2658대, 60대 2205대 순이었다.
업계는 2021년에도 중장년 소비자들이 그랜저를 가장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그랜저의 경쟁 모델인 기아 K7의 후속작 K8이 출시 예정이다. K8이 그랜저 선호도가 높은 시니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다운사이징’ 아반떼도 눈길
다음으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자동차는 아반떼였다. 아반떼는 주로 20~30대가 선호하는 엔트리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의외로 중장년층 판매량이 더 높았다. 지난해 아반떼는 총 8만7357대 판매되어 국내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그중 50대 판매량이 1만8117대로 가장 높았다. 60대 판매량까지 합치면 2만7006대로 전체 판매량의 30%였다.
아반떼는 준중형 차량으로, 준대형 차량인 그랜저와 체급 차이가 크다. 그런데도 그랜저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시니어 세대가 차량의 ‘다운사이징’을 선호하는 추세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시니어 세대 중 실용성과 운전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차체가 작아 운전이 가볍고 주차도 편한 아반떼가 인기를 끈 것이다. 또 중장년 연령대로 접어들면서 생활 패턴이 달라져 장거리 운전보다는 동네 마실 같은 단거리 운전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점, ‘세컨카’로 장만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형차는 쏘나타와 K5 선호도 극명하게 엇갈려
중형차급에서는 쏘나타와 K5가 선전하는 가운데, 두 모델에 대한 중장년층의 선호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쏘나타 판매량은 60대에서 가장 높았다. 쏘나타는 지난해 6만8509대 판매되었는데, 그중 60대가 1만3162대로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1만2619대, 40대 7230대 순으로 중장년에게서 인기를 끌었다. 반면 K5는 총 판매량 8만5589대 중 30대가 1만7417대로 가장 많았다. 50대 판매량은 1만2813대로, 20대 판매량 1만2559대와 비슷했다. 60대 판매량은 6866대로 쏘나타의 절반 수준이었다.
K5는 젊고 스포티한 이미지인 반면 쏘나타는 중후한 이미지를 강조해 중장년층의 선택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