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현장에서 환자에게 처방… 초기 인지저하 관리에 새 치료길 열려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디지털치료기기가 처음으로 국내 의료현장에서 처방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이모코그가 개발한 ‘코그테라’가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이대목동병원에서 환자에게 실제로 처방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인지훈련이 정식 의료행위로 자리 잡는 첫 사례가 됐다.
코그테라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 모바일 앱으로 하루 두 번, 15분씩 진행하는 인지훈련 프로그램이다. 환자가 앱을 통해 훈련을 하면, 그 결과가 자동으로 분석돼 난이도가 조절되고, 의료진은 환자의 참여도와 변화를 보고 진료에 참고한다. 이 기기는 2025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내 첫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기기로, 유럽 CE 인증을 통해 독일에서도 임상 절차를 밟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사고력에 변화가 나타나는 초기 단계로,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병원을 자주 찾기 어려운 고령층에게는 ‘언제든지,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인지훈련이 특히 도움이 된다. 코그테라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개발됐으며, 임상시험에서도 꾸준히 훈련한 환자들이 대조군보다 개선 경향을 보여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의료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우정 교수는 “디지털치료기기를 실제로 처방할 수 있게 된 것은 진료 방식의 중요한 변화”라며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인지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김건하 교수는 “환자가 일상생활 속에서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훈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모코그는 고령 환자들이 처음부터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피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병원 처방 이후 회사 상담팀이 직접 전화로 사용법을 안내하고, 꾸준히 훈련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모코그 CS팀 김주혜 팀장은 “해피콜은 단순 안내가 아니라 환자의 사용 경험을 계속 챙기는 지원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모코그 이준영 대표는 “이번 처방은 디지털치료가 미래 기술이 아닌 실제 치료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더 많은 환자들이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국 병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20개 이상 병원으로 처방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절차도 준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