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돌봄 제공자·이용자 절반 이상 “냄새로 스트레스 받아, 하지만 말 못 해”

11월 11일은 한국에선 초콜릿 과자를 주고 받는 로멘틱한 날이지만, 일본에서는 후생성이 지정한 돌봄(개호)의 날이다. 이날을 기념해 각 기업에서는 다양한 조사결과나 캠페인을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약품을 제조하는 고바야시 제약은 11일 ‘돌봄의 날’을 맞아 전국의 돌봄 제공자와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돌봄현장의 냄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돌봄 제공자의 64%, 이용자의 52%가 냄새로 인해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으며, 기존의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에 ‘4번째 D(일본에선 K로 표현), 즉 냄새’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돌봄 현장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된 냄새는 요취·대변 냄새·체취와 같은 악취.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냄새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봄 대상자나 가족에게 직접적인 언급이나 지적은 어렵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 돌봄 제공자는 “서로 소통이 잘 되는 관계라 하더라도 체취나 배설물 냄새는 말 꺼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까 봐, 혹은 상처를 줄까 봐 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돌봄 제공자와 이용자 모두 냄새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호소했다. 제공자의 57.8%는 “냄새 스트레스로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다”고 했고, 이용자의 45.2%는 “기분의 기복이 심해진다”고 답했다. 특히 재가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에서 냄새 스트레스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일본돌봄협회 히라구리 준이치 이사장은 “시설 내에서는 냄새에 익숙해질 수 있지만, 가족이나 새로 입사한 직원은 더 강하게 느낀다”며 “냄새 문제는 상대에게 지적하기 어려워 해결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땀 냄새, 구취, 욕실 곰팡이 냄새 등은 대부분 예방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냄새로 인한 스트레스는 ‘냄새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바야시제약 관계자는 “냄새 문제는 단순한 위생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관계와 심리적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돌봄업계가 냄새 문제를 공론화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돌봄업계에서는 ‘어렵다·더럽다·위험하다’로 대표되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냄새’가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으로 확인되면서, ‘4D’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히라구리 이사장은 “냄새 대책이 마련된다면, 돌봄 현장을 더 나은 환경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