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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에 없는 비트코인…디지털 유산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

입력 2025-09-02 08:08

하나금융연구소 "글로벌 디지털 유산, 10년 후 558억 달러 전망"

(하나금융연구소 )
(하나금융연구소 )
스마트폰, 인터넷뿐만 아니라 가상자산까지 일상생활에서 보편화하면서 고령층이 남긴 ‘디지털 유산’ 관리가 사회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이령화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작성한 ‘초고령 사회 진입과 디지털 유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유산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130억7000만 달러(약 18조2156억 원)수준이며, 향후 수요가 늘어나면서 10년간 연평균 15.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인 프레세덴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 자료를 바탕으로 한 수치로 해당 기관은 10년 후인 2034년에는 디지털 유산 규모가 558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디지털 유산은 고인(故人)이 인터넷, 휴대전화 등에 남긴 디지털 정보를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가상자산, NFT, 신용카드 포인트, 항공사 마일리지 등 재산적 가치가 있는 정보를 ‘디지털 유산’으로, SNS·이메일 계정, 개인기기의 사진·동영상·문서 등 개인적 가치만 있는 정보를 ‘디지털 유품’으로 각각 구분한다.

(하나금융연구소 )
(하나금융연구소 )
이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유산이 제3자의 정보 인지 및 접근이 어렵고, 인지하더라도 유가족의 상속 절차 등이 용이하지 않아 이에 대한 논의가 점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30세 이상 영국 성인의 86%가 디지털 자산을 보유했으나, 유언장에 이를 언급한 사람은 20%에 불과해 유언장 작성 시 언급을 촉구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디지털 유산에 대한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음 만큼 인지도가 낮다. 국내 디지털 유산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7%가 디지털 유산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했다.

다만 낮은 인지도와 달리 디지털 유산을 가족에게 양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63.0%가 찬성했다. 가족 상속을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추억과 기억의 보존을 위해서’(46.7%)가 가장 많았다. 반대하는 이유는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되어서’(35.4%), ‘잊혀질 권리를 위해서’(24.1%) 등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견해가 다르고 법적 마련이 미비한 상황에서도 일부 플랫폼은 사후 관리 기능을 도입했다. 삼성-갤럭시는 유산 관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산 관리자로 지정될 때 전송받은 접근코드와 사망증명서류로 확인 후 미리 지정해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카카오는 미사용 모바일 교환권 등 금전 환산 가능 권리 및 공개된 게시물 백업 등은 유가족의 권리보장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디지털 유산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신탁, 유언장 유무 알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민간 전문 플랫폼들도 디지털 유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마이위시스(MyWishes)는 SNS 계정별로 사후에 어떤 조처를 할지 미리 지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굿트러스트(GoodTrust)는 페이스북·페이팔(Paypal)·구글(Google) 포토 등 주요 플랫폼 계정 관리, 구독 해지, 클라우드 데이터 보관 등을 대행한다.

이 수석연구원은 국내도 유산 관리자 지정을 중심으로 법적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웰다잉에 대한 관심도 점차 확대될 전망인 만큼 금융사도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국내는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부터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지속적으로 제시됐으나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다만, 올해 발의된 내용은 공통으로 유산 관리자를 생전에 지정하도록 해 고인의 프라이버시와 유가족의 상속 권리를 절충하는 내용을 포함해 향후 유산 관리자 지정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유산도 관련 서비스 니즈가 점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응해 금융사 및 관련 서비스 업체도 디지털 유산 시장 참여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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