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비책] 혈액순환 좋지 않으면 염증과 통증에 노출

폭염과 열대야 등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시니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요즘이다. 우리 몸은 기온과 습도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절 기능이 작동한다. 하지만 무더위와 냉방이 반복되는 여름철에는 이 기능에 혼란이 생기기 쉽다. 특히 자율신경계나 내분비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혈관 수축, 면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더욱이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니어에겐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다.
무엇보다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으면 근육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고, 면역력이 저하되면 염증과 통증에 쉽게 노출된다. 이는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는 ‘습요통’과 ‘한요통’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으니 시니어들의 허리 건강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습요통은 체내에 습기가 쌓이면서 허리 근육과 신경계를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더위를 피하고자 장시간 냉방기기를 사용하는 경우 한요통에 노출될 수 있다. 한요통은 찬 기운이 허리 주변으로 침입해 발생하는 통증으로, 마치 허리가 찬물에 잠긴 듯한 통증이 발현된다. 두 가지의 요통 모두 시니어에게는 추가적인 허리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만약 여름철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시니어가 있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습요통, 한요통 같은 여름철 척추질환을 추나요법, 침·약침 등을 병행하는 한의 통합 치료로 호전시킨다. 특히 척추 주변 혈자리에 진행되는 침 치료는 근육의 경직을 풀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 요통에 대한 침 치료 효과는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중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요통 발생 후 침 치료를 받으면 수술로 이어질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침 치료는 허리 수술률을 36% 감소시켰다. 이 같은 경향은 60대 이상일수록 짙어져, 60~70대 요통 환자의 경우 침 치료를 받았을 때 수술률이 50% 이상으로 떨어졌다.
또한 요통에는 전문적인 치료 외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은 혈중 지방을 증가시켜 대사 기능을 저해하고, 체내 노폐물과 습기를 축적시키는 원인이 된다. 음주 역시 소화기 기능을 떨어뜨려 체내 순환을 방해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냉방기를 사용할 때는 일정 시간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좋으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움직여 체온 유지와 원활한 혈액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8월에도 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남은 여름 동안 척추 건강을 잘 관리해 다가올 가을을 보다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일상 속 세심한 실천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