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분배율과 쉬운 해외투자로 인기… 출금 시기와 순서 등 유의해야
월분배형 ETF가 시니어 자산관리 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월분배형 ETF는 주식, 채권, 옵션, 리츠 등의 기초자산에 투자해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 이자, 옵션 프리미엄 등을 수취하고 이를 매월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상품이다. 2023년 말 3조 4000억 원 수준이던 월분배형 ETF 순자산 총액은 2024년 말 19조 4000억 원에 달했다. 놀라운 증가 속도다.

월분배형 ETF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높은 분배율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 월분배형 ETF들의 2024년 분배율은 단순 평균으로 계산해도 5.35%다(2024년에 분배금 지급이 있었던 ETF만 대상으로 산정). 분배율이 높았던 상위 10개 월분배형 ETF만 따지면 월배당률이 무려 8.66%에 달한다. 시니어 세대가 자산관리를 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이 현금흐름이다.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은 자산을 팔지 않아도 인출 수요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분배형 ETF는 높은 월배당률로 이러한 시니어 세대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둘째,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의 증시 상승이다. 현재 월분배형 ETF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해외 주식형이다. 비중이 44%에 달한다.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으로 해외 주식형 월분배형 ETF 투자자들은 자산가치 상승과 현금흐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월분배형 ETF에 투자하는 시니어 세대가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반 계좌에서 투자한 경우라면 특별하게 주의할 점은 없다. 투자하고 있는 월분배형 ETF가 손실 가능성 등 자신의 투자성향과 잘 맞는지 살펴보면 된다. 다만 연금 계좌에서 월분배형 ETF에 투자하고 있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주의할 점은 연금 계좌에서 제공하는 세제 혜택을 모두 누리려면 55세 이후부터 출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금 계좌에 가입한 지 5년이 넘어야(퇴직급여가 입금된 계좌는 제외) 한다. 아직 나이나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면 출금을 미루는 것이 좋다. 세제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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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금 순서에도 유의해야 한다. 세금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연금 계좌의 자금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퇴직급여, 가입자가 세액공제를 받으면서 저축한 금액,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저축 금액, 운용수익(분배금 포함) 등이다. 연금 계좌에 이 네 종류의 자금이 모두 있다고 가정할 때, 자금을 인출하면 과세당국은 세액공제받지 않은 저축 금액, 퇴직급여, 세액공제받은 금액 및 운용수익 순으로 출금된다고 가정한다. 세액공제받지 않은 저축 금액은 비과세다. 퇴직급여의 세율은 출금 기간이 10년 이하인 경우 퇴직소득세율의 70%, 초과한 경우 60%다. 세액공제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은 연령대별로 3.3~5.5%의 세율로 과세한다.
연간 출금 금액도 관리해야 한다. 세액공제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한 연금 수령액이 연간 15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하거나 16.5%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퇴직급여가 인출되는 경우, 연간 연금 수령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원래의 퇴직소득세율로 과세된다.
월분배형 ETF의 분배금을 인출하지 않는 경우라면 해당 분배금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인출 수요가 없다면 재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월분배형 ETF는 같은 기초자산을 둔 다른 주식형 ETF보다 가격이 덜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변동성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주기적으로 분배금을 받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시장이 하락했을 때 받은 분배금을 재투자에 활용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분배금을 다른 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되지만 변동성은 높은 테마에 투자하는 ETF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전체 포트폴리오를 모두 해당 ETF에 투자하면 지나치게 높은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월분배형 ETF에 주로 투자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분배금을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ETF에 투자한다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장기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