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괴테와의 대화
요한 페터 에커만 / 민음사
“에커만이 괴테와 10년간 약 1000번 만나며 인생, 예술, 학문, 사랑에 대해 나눈 대화를 정리한 책입니다. 괴테의 며느리 오틸리에가 ‘시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고 말할 정도로 묘사가 돋보입니다. 괴테는 항상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최초의 세계인이었어요. 이어령 선생이 괴테를 참 좋아했죠.”
2
몸의 일기
다니엘 페나크 / 문학과지성사
“나무에 묶인 열세 살짜리 소년이 몸에 기어오르는 두 마리 개미와 그 옆에 있는 벌집을 보는 순간, 개미떼의 습격을 상상하다 공포에 질려 오줌을 싸며 울부짖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선생이 재미있다고 해서 읽어보았어요. 우리의 ‘길동무이자 존재 장치로서의 몸’에 대해 최대한 꼼꼼하게 쓴 일기체 소설이에요.”
3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
신달자 / 민음사
“‘전쟁과 평화가 있는 부엌’은 고통스럽지만 원숙한 노년의 삶에 관한 비유예요. 육신이 정신을 앞지르는 나이에 이른 그는 다양한 것들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묵은지처럼 깊은 맛을 냅니다. 신달자의 시에는 소용돌이치는 바람과 고요히 침잠하는 늪이 공존하죠. 앓는 몸을 미워하기보다 ‘내가 나를 어루만지는’ 푸근함도 존재합니다.”
4
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 열림원
“수도자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이 조화를 이루며 사랑을 전하는 이해인 수녀의 시집이에요. 오랜만에 낸 작품이죠. 1, 2부는 투병 중 써낸 시로 엮었다고 합니다. 그의 세계에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가는 다소곳한 외길이 보입니다. 한눈팔지 않고 가는 자의 고독과 희열과 감사의 변주곡이 서려 있는 오래된 성당 같아요.”
강인숙
문학평론가 겸 국문학자. 1958년 대학 동기 동창인 이어령과 결혼하여 2남 1녀를 두었다. 건국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평론가로 활동한 그는 퇴임 후 이어령·강인숙의 이름에서 한 자씩 가져와 영인문학관을 설립했다. 지은 책으로는 《만남》, 《글로 지은 집》, 《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편지로 읽는 슬픔과 기쁨》 등이 있다.
에디터 조형애 취재 문혜진 디자인 이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