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관광지’이동 접근성 좋아... 알고 가면 더 즐거워
장애인·고령자·영유아 가족 등 관광 약자도 활동 제약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을 ‘무장애 여행’이라고 한다. 나이 들어가며 어쩔 수 없이 체력이 부족해지고 거동이 불편해져도, 무장애 여행지라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무장애 자유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방법을 알아봤다.
보행이 불편한 사람에게 여행지는 ‘가고 싶은 곳’과 ‘가기 편한 곳’으로 나뉜다. ‘또 가고 싶은 여행’이 되려면 출발 전 준비해야 할 것도, 확인해야 할 것도 많다.
무장애 여행지를 고를 때는 먼저 휴게 공간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앞서는 의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 앉아서 쉴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휠체어나 이동 보조수단이 갖춰져 있는지도 살펴보자. 바닥에 턱은 없는지, 보호자와 함께 이용 가능한 다목적 화장실이 있는지 등도 알아두면 좋다.
고령자 전용 맞춤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어뮤즈트래블의 정수진 팀장은 여행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점으로 ‘이동 접근성’을 꼽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접근성을 높이거나 편의 시설을 만드는 등 관광 약자를 위한 여행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015년부터 무장애 여행이 가능한 여행지를 ‘열린 관광지’로 선정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열린 관광지는 132개소다. 무장애 여행자가 방문하기 편한 음식점과 숙박 안내는 물론, 여행 코스도 추천하고 있다.
여행을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가족과 함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관광 약자의 여행을 돕는 ‘트래블 헬퍼’와 함께 가거나, 무장애 여행 전용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동할 때는 파파택시, 블랙캡 같은 슬로프 택시를 이용하거나, 지역별로 운영하는 저상 시티투어 버스를 활용해보자.
여행지의 환경과 이동 접근성을 알아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전 준비다. 전윤선 작가는 책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에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두어야 무장애 여행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령자라면 복용약을 여유 있게 챙겨야 한다. 약을 분실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일정의 두 배 정도를 챙겨두면 좋다.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라면 영문으로 된 복용약 명칭과 지병을 명시한 영문 진료 기록을 가져가면 응급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전동휠체어 이용자라면 자신이 사용하는 휠체어 사양과 배터리 사양을 확실하게 알아두자. 배터리 사양 인증서를 판매처에서 발급받아 가면 좋다. 배터리 충전기는 필수이고, 휠체어 바퀴 여분을 반드시 챙기자.
정수진 팀장은 “관광 약자는 관광 정보가 없으면 아예 집을 나서지 않는 등 활동에 제약을 받는 사례가 많다”면서도 “생각보다 물리적 환경이 조성된 관광지가 많이 생겼고, 전화로 물어볼 수 있는 기관들도 있으니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여행을 시도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팀장은 고령자가 무장애 여행을 준비할 때 단발성 여행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양한 체험을 해볼 것도 권유했다. 예를 들어 여행지에서 바리스타 체험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와 취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해보라는 것이다. 삶의 가치를 높이는 체험을 통해 여행이 외부 활동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관광 약자도 보통의 여행자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진다면 무장애 여행지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정수진 어뮤즈트래블 팀장 참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전윤선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