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연수에 따른 소득공제 확대할 것으로 예상
기획재정부가 올 하반기 세법 개정안에 퇴직금에 부과되는 퇴직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퇴직소득공제 확대 대책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속연수별 공제금액 인상을 통해 퇴직소득세를 감소하는 방향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이 방안이 실제 반영된다면 1990년 관련 제도가 도입된 지 32년 만에 제도가 바뀌게 된다.
현재 근속연수별 공제금액은 근속 기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근속연수 5년 이하는 30만 원, 5년 초과 10년 이하는 50만 원, 10년 초과 20년 이하는 80만 원, 20년 초과는 120만 원을 각각 계산 식에 적용해 공제한다.
예를 들어 20년 동안 근속하고 퇴사 시 퇴직급여 1억 원을 받는 경우 다음과 같은 식으로 대입해 공제액을 산출할 수 있다. 400만 원+(근속연수 20년-10)×80만 원=1200만 원. 즉 1200만 원이 공제액이 된다.
퇴직소득세는 이 공제액을 반영해 계산한 환산급여 “(퇴직소득금액-근속연수별 공제금액)/근속연수*12”에서 별도로 환산급여공제 금액을 뺀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앞서 예시로 삼은 20년 근속하고 1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근로자의 최종 퇴직소득세는 약 268만 원이다.
따라서 근속연수별로 공제해주는 금액이 커지면, 과세표준이 작아지므로 최종 계산되는 퇴직소득세도 줄어들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새로운 인생 설계 종잣돈인 퇴직금에까지 세금을 매기는 것은 가혹하다”면서 5000만 원 이하 퇴직금에 대해서 퇴직소득세를 없애면 약 95%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만약 퇴직소득세가 없어지면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았을 때의 절세 효과는 사라지는 건가?” 궁금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 업계에서는 개인별로 근속 기간이나 연봉이 달라 일괄적으로 면세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고, 95%에 달하는 이들의 퇴직소득세를 모두 감면할 경우 세수가 크게 줄어드는 문제도 있어 현실적으로는 반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윤지선 팀장은 “정확한 정책 방향은 발표 후에 알 수 있겠지만, 근속연수별 공제금액을 높여주는 방안이 적용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이 방식이 반영된다면 개인별로 비율은 다르겠지만, 최종적으로는 퇴직소득세가 줄어드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장년층의 노후대비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다. 55세 이하 퇴직자의 경우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퇴직금을 받도록 의무화해 퇴직연금 준비를 유도하거나,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등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일 방법들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퇴직소득세를 낮추려는 시도 역시 은퇴 후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퇴직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윤 팀장은 “퇴직연금의 연금소득세는 실효 퇴직소득세율의 70%를 내게 되어있기 때문에, 공제금이 올라가 퇴직소득세가 낮아지더라도 퇴직연금으로 받았을 때의 절세 효과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