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가 경험한 주식 이야기4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붉은색이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더니 순식간에 파란색으로 변했다. 계좌의 주식이 거의 동시에 하락하고 있었다. 3월에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주가가 반이나 빠졌다더니 이게 말로만 듣던 폭락장인가 싶었다.
그녀(경제스터디 선생님)는 “코스닥 지수 하락”이라고 표현했다. 아, 그동안 많이 들어본 코스닥, 코스피 지수. 역시 주식은 어렵다! 이름이 '지수'인 조카가 문득 떠오른다. 스마트한 핸드폰으로 코스피, 코스닥을 얼른 찾아보고 코스닥 차트를 보니 역시 파란 음봉이 뜬 채 하락 중이다.
잠깐 설명하자면 코스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식 지표다. 삼성전자와 같이 국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시장을 말한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 변동을 비교해 작성한 것이 코스피 지표로 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코스닥은 코스피에 올라가지 못한 장외등록주식을 사고팔기 위한 전자거래시스템을 말한다. 미국 벤처기업을 사고파는 나스닥의 이름을 참고해 1997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처럼 코스피 상장 조건을 충족하진 못하지만 미래 가능성이 많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열리는 시장이다. 즉,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같이 시가총액이 큰 시장, 코스닥은 그보다 작은 시장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빠지면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폭락장이 있던 저녁, 주식을 하면서 보게 된 경제 뉴스에 '20일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7.6 포인트(-3.37%) 내린 791.14로 장 마감했다'라는 내용이 나왔다. 잊고 있던 계좌의 파란색 숫자들이 아른댄다.
초보들이 심장을 벌렁대던 폭락장에도 덤덤했던 이는 단 한 사람. 우리의 경제 선생님 그녀다. 그녀는 실시간으로 지금은 현금 확보를 해야 한다면서 이익 중이거나 본전 근처에 있는 것들은 절반 혹은 전량 매도하라고 했다. 종목을 줄이고 재료가 분명한 것들은 주가가 확실히 바닥을 잡을 때 추가로 사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 정도는 폭락도 아니고 현금과 시간이 있으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있어야 할 두 가지가 없긴 했지만 마음이 좀 편해지긴 했다.
사실 그동안 몇만 원에서 수십만 원 정도까지 수익이 나서 주식으로 돈 벌기가 이렇게 쉬운 거구나 하며 큰코다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락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조금 떨어져도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오르곤 했다. 이번처럼 동시에 미끄럼 타듯 주르르 내려가긴 처음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보이지도 않는 쥐꼬리만큼 수익이 나는 재미로 조금씩 추가한 금액도 애초 계획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던 중이었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수십만 원의 손실이 생기니 정신이 번쩍 든다. 애초에 정한 금액으로 소소한 용돈벌이에 목적을 두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고 보니 짧은 시간 참 다양한 경험을 했다. 거래정지, 원격조정, 상승에 하락에 폭락장까지. 다음엔 무슨 일이 생기려나? 확실히 주식은 만만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