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 일요일 새벽. 4시 45분에 오는 첫차를 타야만 했다. 버스를 타고 가서 도서관 입구에 도착하면 길게 서있는 줄의 끝에 서서 30분쯤을 더 기다려야 한다. 6시부터 나눠주기 시작하는 좌석 배정표를 받은 후에야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서울 북촌에 있는 ‘정독 도서관’ 등 몇 개 없던 공공도서관에 가기 위한 모습이었다.
2019년 현재 전국의 공공도서관은 1042개가 있다. 40여년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늘어났다. 정부는 최근 또 ‘생활 SOC 3개년 계획’을 발표, 2022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하여 체육관을 1400개, 공공도서관을 1200개로 늘린다고 한다. 현재 인구 5만명 당 1개 꼴인 공공도서관이 4만3000명 당 1개 꼴로 된다.
이번 정부의 발표가 반가운 이유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기초 체력’을 강하게 만드는 인프라를 확장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문제에 대하여 고민하는 시대에서 살아왔다. 이제는 ‘어우러져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도서관과 체육관이 그 뒷받침을 잘 해줄 것이다.
모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한 좋은 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집 주변에서 도서관과 체육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