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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opbeer(아이홉맥주공방)을 다녀와서

기사입력 2018-03-12 16:34

▲맥주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종억 동년기자)
▲맥주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종억 동년기자)
소수의 점유물이었던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내손으로 만드는 수제 맥주 체험을 위해 송파구 삼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아이홉맥주공방을 찾았다.

시니어 공감 매거진 ‘브라보마이라이프’ 동년기자인 필자는 브라보 정지은 기자와 톡을 통해서 석촌역 7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막상 석촌역에 도착해보니 지하철 공사관계로 7번 출구가 폐쇄되는 바람에 6번출구를 통해 올라 갔다. 조금 늦은 시간에 정 기자와 만나서 공방까지 걷기로 했다. 사실, 이 곳은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다. 많이 지나쳐 다녔지만 이곳에 이런 공방이 있을줄은 까마득히 몰랐다. 말이 10분이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20여분은 충분히 걸릴 것 같았지만, 두런두런 얘기를 하면서 걷다보니 은근히 땀이 났다.

공방이 있는 건물근처에 도착했다. 간판이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 네비게이션이 잘 안내를 해주어 한번에 찾았다.

의외로 공방은 지하에 있었다. 지하에 들어가니 각종 맥주들이 종류별로 매대에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고 맥주 만드는 기구들도 보였다. 실내는 비교적 넓은 편이었고 싱크대도 4개나 있는걸로 보아 맥주체험자들이 꽤나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어떤 맥주를 좋아할까? 생각해 보니 내가 아는 맥주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하이트와 라거, 그리고 치킨집이나 호프집에서 판매하는 생맥주 정도이다. 그리고 흑맥주가 있다는 얘기도 들어보았지만 솔직히 흑맥주를 시원하게 마셔본 적도 없다.

체험에 들어가기 전에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서 사장님의 이론교육이 있었다.

▲맥주의 기본재료인 보리와 홉(김종억 동년기자)
▲맥주의 기본재료인 보리와 홉(김종억 동년기자)

맥주의 종류는 크게 에일(Ale)과 라거(lager)로 나뉜다. 국내에서 유통되어 우리가 흔히 접하는 국산맥주는 대부분 라거인데, 에일 은 이에 비해 조금 생소한 부분이 있다. 에일(Ale)과 라거(lager)의 차이는 균주와 발효시키는 온도로 구분하여 생산되는 것이다. 따라서 에일은 상면발효맥주이고, 라거는 하면발효맥주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술은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맥주는 그 중에서도 보통 '곡물'을 발효시켜서 만든다. 여기에 쓴 맛이 나는 ‘홉’이라는 향신료를 넣는다. 이러한 발효 과정에는 ‘효모’가 필요한데 이 효모가 ‘위에 떠서’ 발효되냐 ‘아래 가라앉아서’ 발효되냐에 따라 에일과 라거로 구분된다. 즉, ‘상면발효’된 것을 에일 ‘하면발효’된 것을 라거라고 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만들 맥주는 에일(Ale)이다. 맥주를 진짜 전통방식으로 만들려면 직접 보리나 밀 등 곡물을 몇 번씩 갈고 오랫동안 끓이고 걸러서 또 끓이고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3시간의 수업시간을 고려하여 앞에 과정을 요약한 엑기스를 쓴다. 엑기스 통을 열어 보니 그 과정을 다 거친 진득한 조청같은게 들어있었다. 맛을 보니 쓴맛이 덜 한 홍삼진액 같다는 느낌이다.

일단 커다란 양동이에 물 20리터를 끓이면서 공방사장님으로부터 맥주에 대한 이러저러한 얘기를 들었다. 어느 정도 물이 끓으니 엑기스를 물에 붓고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끓이는 시간은 맥주마다 다른데, 짧게 끓이면 아로마틱한 맥주가 되고 오래 끓이면 향이 날아가 씁쓸하고 풍미가 깊은 맥주가 된다고 한다. 어느 정도 끓이다가 홉을 넣어준다. 홉은 쓴맛을 내는 역할을 하는데 오래 끓일수록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적당하게 나누어서 중간중간에 넣어준다. 은은한 불에 계속 끓이다보면 수면위로 진득한 거품이 나는데, 이를 걷어 내준다. 마지막으로 효모를 넣어서 맥주를 만들어내는데, 효모는 마치 라면스프처럼 생겼다. 효모를 넣으면 효모가 당을 먹으면서 맥주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리고 맥주가 어느 정도 완성되면 신장투석기처럼 생긴 브론즈 관을 이용하여 물을 식혀준다. 빈 브론즈 관을 끓인 맥주 통에 넣고 한쪽 인입관을 수도에 연결하여 찬물을 공급하면 찬물이 브론즈 관을 통해 맥주를 식혀주고 다른 쪽 관으로 물은 배출되는 개념이다. 이렇게 브론즈 관에 찬물을 연결하고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식혀준다. 이렇듯 25도 안팍의 온도로 식혀준 다음 숙성통에 부어준다. 이 맥주는 2주간의 숙성과정을 통해서 시음할 수 있는 맥주로 변신한다.

체험 중간에 이미 만들어져 있는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맥주와 비교해서 시원한 맛은 덜했지만 보다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흑맥주의 맛과 향은 진했다. 쓴맛이 더하고 맛도 좀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와 함께 체험을 한 젊은이들은 어떤 회사의 사원들이었는데, 맥주 체험에 대비하여 각종 안주를 준비해왔다. 도란도란 둘러앉아 스넥종류의 안주를 곁들인 맥주를 시음하면서 하하호호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애초에 그런 생각조차 못한 것이 아쉽긴 했다.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맥주(김종억 동년기자)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맥주(김종억 동년기자)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맥주(김종억 동년기자)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맥주(김종억 동년기자)

어쨌거나 오늘 3시간에 걸친 맥주체험은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필자가 평생 마시던 맥주 말고 여러 가지 맥주의 종류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제조과정도 배웠다. 집에서도 수제맥주 제조를 위한 기본 장비를 갖추어 놓고 좋아하는 맥주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고 하였다. 기본장비를 갖추는데는 약 50여만 원정도가 들어간다고 하니 맥주애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소중한 체험을 마치고 우리는 방이동 먹자골목으로 가서 뒷풀이겸, 맛깔스러운 회와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풍요로운 대화로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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