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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득빈승(不得貧勝)

기사입력 2017-11-22 15:10

바둑 천재 이창호의 좌우명이다. ‘부득빈승(不得貧勝)’이란 바둑용어로 ‘욕심이 과하면 승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나이 들면 승부가 걸린 것은 피하라’는 말이 있다. 승부에 집착하다 보면 상대방과 다툴 수도 있고 자신에게도 건강 상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약간의 긴장은, 약간의 스트레스로 오히려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댄스 경기에 나가 보면 경기시간 종목당 2분 동안 틀리지 않고 춤을 춰야 한다는 긴장감이 있어 좋다. 아직까지 여러 번 경기 대회에 출전하면서 순서를 까먹은 적은 없다. 그만큼 많은 연습과 요령에 속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결과이다.

필자는 당구도 즐기는 편이다. 당구는 승패가 있다. “져서 기분 좋은 사람 없다”고 한다. 일단 승부에서 져서 기분 나쁘고 결과에 따라 게임비나 술값을 내야 하니, 지면 기분이 더 안 좋은 것이다. 그래서 되도록 이기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너무 이기는데 집착하다 보면 오락의 범주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승부 게임에서 팽팽하면 경기가 끝났을 때 상당한 피로감을 느낀다. 이기면 짜릿한 승리의 기쁨이 있어 피로가 덜 하지만, 졌을 경우는 더 피로감이 심하다. 당구도 머리싸움이라 뇌 에너지 소비가 상당하단다.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 자신이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방법으로 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든 게임을 치르고 나면 탈진 비슷하게 되는 모양이다. 뇌 에너지 소비는 근육 에너지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고 회복도 느리지만, 치매 예방에는 그만큼 도움이 될 것 같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 하여 전투에서 한 번의 패배나 실수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늘 이기기만 하면 좋겠지만, 승부를 겨룬다는 것은 상대방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덤비는 것이므로 결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전투에서 한번 졌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전투가 여러 개 모여 대세로 나타나고 작은 전투에서의 패배는 귀중한 참고가 되어 큰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도 있다.

승자는 적이 많이 생긴다. 진 사람이 적의를 품는 것이다. 경쟁자들도 호시탐탐 승자를 꺾을 기회를 노린다. 승자의 약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약점이 보였다 하면 가차 없이 공격해 들어간다. 그러므로 삶이 피곤해진다. 결국 ‘부득빈승(不得貧勝)’의 결과만 남는다.

성격이 강한 사람들은 남과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물러서지 않으려 한다. 물러서면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사람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싶으면 져주면 효과가 좋다. 그러나 일부러 지려는 듯 져주면 상대방이 오히려 농락당한 기분이 든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하게 져주는 방법이 상책이다. 져주는 방법은 양보이다. 한 번 이겼다고 해서 큰 소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번 졌다고 해서 크게 손해 볼 일도 없다. 어느 편이 속 편할지는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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