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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박물관 로버트 리먼 컬렉션 국내 최초 공개

입력 2026-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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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탐방] 인상주의, 빛으로 예술을 바꾸기 시작한 순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한 수집가의 시선으로 읽는 인상주의

해외 미술관의 컬렉션을 국내에서 만나는 일은 흔치 않다. 더구나 한 수집가의 시선으로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의 변화를 따라가는 전시라면 더욱 그렇다. 국내 최초로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을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필립과 로버트 부자(父子)의 수집에 대한 열정을 인상주의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금융인에서 수집가로, 로버트 리먼의 컬렉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은 로버트 리먼 컬렉션 가운데 회화와 드로잉 총 81점을 소개한다. 한때 리먼 브라더스를 이끌었던 로버트 리먼은 20세기 미국 금융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두 세대에 걸쳐 컬렉션을 축적한 수집가다. 그는 미술사의 흐름을 따라 르네상스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했으며, 개인 미술관을 설립하는 대신 2600여 점의 소장품을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기증해 공공의 문화유산으로 남겼다.

‘아름다운 그림’을 넘어선 인상주의

이번 전시는 인상주의를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의 시대로 한정하지 않는다. 대신 ‘몸, 초상과 개성, 자연, 도시와 전원, 물결’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전통적인 장르(누드화·초상화·풍경화)가 어떻게 새롭게 해석됐는지 보여준다. 이상적인 인체에서 벗어난 현실의 몸, 신분을 드러내던 초상에서 개인의 감정을 담아낸 얼굴, 배경요소에 머물던 자연을 탐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차례로 이어진다.

▲전시장 전경(브라보 마이 라이프)
▲전시장 전경(브라보 마이 라이프)

실내에서 야외로, 시선이 확장되는 전시 동선

전시 동선은 ‘집 안에서 밖으로’ 확장되는 여정이다. 초반부의 인물화는 방과 창문이 있는 실내 공간에서 시작하고, 이후 풍경으로 점차 시야가 넓어진다. 이는 화가들의 시선이 개인의 세계에서 사회와 자연으로 옮겨가던 변화를 공간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특히 인물화에서 풍경화로 넘어가는 구간의 빛과 영상 연출은 화가들이 야외에서 마주한 순간의 인상을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인상주의, 모더니즘으로 향한 문을 열다

이 전시는 유명 화가의 이름보다 변화의 방향에 집중하게 만든다. 순간의 빛을 붙잡던 그림은 점차 형태와 구조를 탐구하기 시작하고, 일상의 인상을 기록하던 화면은 대상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옮겨간다. 한 수집가의 시선을 따라 걷다 보면, 인상주의가 단지 사랑받는 화풍이 아니라 모더니즘의 문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익숙한 이름보다 작품이 놓인 맥락에 주목할 때, 미술은 늘 시대의 변화와 나란히 움직여왔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주요 작품

▲달리 ‘레이스를 뜨는 여인'(브라보 마이 라이프)
▲달리 ‘레이스를 뜨는 여인'(브라보 마이 라이프)

살바도르 달리의 ‘레이스를 뜨는 여인(페르메이르 작품을 모사)’(1955년)

언뜻 보면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고요한 그림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의 화가는 뜻밖에도 초현실주의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다. 달리는 이 그림의 복제품이 걸린 집에서 성장했다. 이 사실을 안 로버트 리먼이 페르메이르를 수집하지 못한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달리에게 직접 의뢰했다. 기이한 꿈의 화가가 가장 차분한 고전을 다시 그린, 이례적인 만남의 결과다.

▲오귀스트 코 ‘봄’(브라보 마이 라이프)
▲오귀스트 코 ‘봄’(브라보 마이 라이프)

피에르 오귀스트 코의 ‘봄’(1873년)

신화 속 연인처럼 보이는 젊은 남녀가 숲속에서 다정하게 몸을 기댄다. 이 작품은 1873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되어 큰 인기를 끌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인상주의가 등장하던 시기에도 고전적 아름다움은 여전히 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반 고흐 ‘꽃피는 과수원'(브라보 마이 라이프)
▲반 고흐 ‘꽃피는 과수원'(브라보 마이 라이프)

빈센트 반 고흐의 ‘꽃피는 과수원’(1888년)

고흐는 파리를 떠나 남프랑스 아를에 도착하자마자 꽃이 만개한 과수원을 연달아 그렸다. 강렬한 햇빛 아래 선명해진 색채와 거침없는 붓질은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전한다. 나무 곁에 놓인 낫과 갈퀴는 이 풍경이 누군가의 삶과 맞닿아 있음을 조용히 암시한다.

▲르누아르 ‘해변의 사람들'(브라보 마이 라이프)
▲르누아르 ‘해변의 사람들'(브라보 마이 라이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해변의 사람들’(1890년)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 푸른 해안의 여름날이 화면 가득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 땅에 번지는 다양한 푸른빛이 조화를 이루며 휴식의 분위기를 만든다. 르누아르는 가볍고 섬세한 붓질로 바닷가의 느긋한 즐거움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로버트 리먼(ⓒ국립중앙박물관)
▲로버트 리먼(ⓒ국립중앙박물관)

리먼 브라더스 집무실에 있는 로버트 리먼(1960년경)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리먼은 ‘사적으로 소장한 중요한 예술 작품은 개인적 즐거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대중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기증했다. 사적 수집이 공공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로버트 리먼 컬렉션이다.

전시 정보

기간 2026년 3월 15일(일)까지, 10:00~18:00(월·화·목·금·일요일) / 10:00~21:00(수·토요일), 설날 당일 휴관(2월 17일)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1(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관람 요금 7000~1만 9000원(만 65세 이상 8000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50% 할인

네이버, 티켓링크 온라인 사전 예매 필수

정규 도슨트 평일 11시, 14시 / 주말 11시(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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