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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3370만 계정 유출, 정작 시니어는 ‘탈퇴도 못 한다’

입력 2025-12-03 11:44

디지털 약자에 더 치명적…본인인증·탈퇴 메뉴 복잡해 대응 막막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1위인 쿠팡이 고객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 등이 포함된 약 3천370만 건의 개인 계정 정보 유출 사실을 공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2차 금융사기 우려가 커졌다고 판단해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유출 불안이 확산되면서 계정 탈퇴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탈퇴 절차부터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 위험은 큰데 탈퇴는 더 어렵다'는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로그인을 위한 본인인증과 탈퇴 메뉴 접근 과정에서부터 막힌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그인은 이메일과 휴대폰번호 방식으로 나뉘는데 고령층 이용자는 가입 당시 사용한 이메일 주소나 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아이디 찾기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아이디 찾기 단계에서도 두 가지 방식 모두 추가 인증이 필수다. 회원 정보로 찾을 경우 입력값이 일치해야 하고, 휴대전화 인증을 선택해도 인증번호 수신, 입력, 재확인 등 절차가 반복된다. 인증 오류가 발생하면 첫 화면으로 되돌아가는 구조여서 고령층에게는 상당한 진입 장벽이 된다.

▲'2024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4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4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55.9%로 취약계층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결국 로그인 과정을 넘어서도 탈퇴 메뉴 접근까지 또 다른 장벽이 기다리고 있다. 경로가 여러 번 분기되고 화면 하단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고령층이 스스로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본적인 로그인부터 탈퇴까지 이어지는 절차가 복잡해 정보 유출 상황에서도 고령층은 스스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플랫폼의 고객 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면 악용 가능성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전화번호·주소 등 기초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실행되는 만큼 즉각적인 계정 삭제와 비활성화 지원 체계가 필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조사와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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