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급증·채소값 고공행진에 예방 대책 총동원

“혼자 밭일하지 마세요”…정부의 여름철 긴급 경고
폭염이 본격화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 안전사고 예방과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최근 장마가 끝나고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마련된 조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논밭과 비닐하우스 등 농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94명(9일 기준)으로, 전년(101명) 대비 약 2배에 달한다. 특히 고령 농업인을 중심으로 사망 사례가 경북 봉화, 경남 진주, 충남 공주에서 잇따랐다.
정부는 낮 12시부터 17시까지 가장 더운 시간대의 농작업을 자제하고, 무더위쉼터에서 충분히 휴식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작업 시 챙 넓은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를 착용하고, 나홀로 작업을 지양하며, 시원한 물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도록 권장했다.
농식품부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6월 중 농업인 및 외국인 근로자 대상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 자료와 리플릿을 9개 국어로 배포했다. 무더위쉼터 확대 개방, 예방 물품 보급, 문자 메시지 안내 등도 병행하고 있다. 왕진버스도 확대 운영해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고령 농업인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름 더위, 배추·상추까지 지쳤다…수박값 더 오를까?
농산물 작황 부진과 축산물 생산 저하로 인한 수급 불안을 막기 위한 조치도 추진 중이다. 배추는 병해충 방제를 위한 약제와 예비모종 250만 주를 준비했고, 강원 동부지역 농가에는 물 저장시설과 급수 장비, 급수 차량을 지원한다.
상추, 깻잎, 시금치 등 잎채소는 고온에 민감해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여름 휴가철 수요 증가와 맞물려 가격이 상승 중이다. 반면, 복숭아·자두·포도 등 여름 제철 과일과 햇사과·햇배는 작황이 양호해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박은 일조량 부족으로 출하가 지연되고 이른 더위로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그러나 7월 하순 이후 주요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 가격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오이와 애호박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도 하락세다.
축산물 수급도 불안…닭·오리 폐사 피해 확산 우려
축산물의 경우, 고온에 취약한 돼지와 닭에서 일부 폐사가 발생했으나, 전체 생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육계는 병아리 입식량을 미리 확대하고 종계 생산주령 제한을 해제해 공급을 늘리고 있으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할인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 지자체, 생산자단체 등과 협력해 생육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농자재 할인 공급과 기술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고위험 농가를 대상으로 사전 점검과 사양관리 요령을 집중 안내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시도 농업기술원과 협업해 생육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를 통해 작물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농업관측 시스템을 통해 생육 동향과 가격 전망을 매월 제공 중이다.
정부는 향후에도 폭염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모든 농업 관련 기관과 함께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