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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놀이 이후 이유 없는 고열 시달린다면, 쯔쯔가무시증 의심해봐야

기사입력 2024-10-28 08:01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산행을 다녀온 후 고열로 고생한다면?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인 쯔쯔가무시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등산이나 추석 성묘 등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흔하다. 중장년의 발병률이 높은데,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쯔쯔가무시증에 대한 궁금증을 서진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농촌진흥청·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의 76.2%는 가을철인 9~11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진드기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쯔쯔가무시증은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 3급 법정 감염병이다. 지난 3년간(2021~2023년) 연간 60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된다.

털진드기 유충은 주로 사람의 팔·다리·목 등의 노출된 부위나, 피부 중 습한 부위를 문다. 이 과정에서 털진드기 유충에 있던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되는 질환을 쯔쯔가무시증이라고 한다. 쯔쯔가무시는 일본어로 재난 또는 질환을 의미하는 쯔쯔가와 벌레를 뜻하는 무시가 합쳐진 말이다.

쯔쯔가무시증은 보통 1~3주간 잠복기를 거친다. 초기 증상은 가벼운 두통에서 점차 심해지고, 온몸에 오한과 고열이 뒤따른다. 대개 환자는 털진드기에 물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단순 감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보통은 2주 이상 고열이 지속되다가 서서히 회복되고 후유증이 없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고령자는 합병증이 발병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며,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진행되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되지 않는 것이므로 예방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2019년)에 따르면 50~70대 환자가 74.3%를 차지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감염원에 노출될 기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연령은 고령층이 많고등산 인구의 50% 정도가 50대 이상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농작업 또는 야외 활동 시 진드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긴소매 옷·모자·목수건·긴 양말·장갑 등을 착용하고, 풀밭에 겉옷을 벗어두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진드기 기피제 또한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귀가 후에는 즉시 옷을 털어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몸에 벌레 물린 상처가 있는지 또는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데,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A. 쯔쯔가무시증에 감염되면 두통, 발열, 오한으로 시작해 기침, 구토, 복통, 더 나아가 근육통, 인후염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감기와 증상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그러나 쯔쯔가무시증의 특징적인 소견으로 발진과 가피가 있는데, 이 증상으로 감기와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발진은 발병 5일 후 몸통에서 시작해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하고 퍼져나가며, 간지럼증을 동반하지 않습니다. 가피는 진드기가 문 자리에 발생하는 딱지를 말합니다. 노출 가능한 부위뿐만 아니라 습기가 많은 엉덩이, 겨드랑이 등에도 발생할 수 있으니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발진과 가피로 쯔쯔가무시증을 진단하나요?

A. 야외 활동력, 진드기 노출력을 확인하고 발진이나 가피 같은 피부병변을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쯔쯔가무시증 환자에게 발진이나 가피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므로 임상 증상만으로는 진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습니다. 따라서 혈청학적 검사, 유전자 검출법이나 배양법을 통해 쯔쯔가무시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말라리아나 장티푸스,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같은 다른 가을철 열성 질환들도 쯔쯔가무시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이런 질환들과의 감별도 필요합니다.

Q. 치료 방법이 궁금합니다.

A. 먼저 쯔쯔가무시증은 감기나 독감처럼 사람을 통해 퍼져 감염되는 질환은 아니기 때문에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는 약물요법(항생제)과 증상 완화를 위해 대증요법을 진행합니다. 기간은 중증이 아닌 경우 5일에서 7일 치료를 권장합니다. 치료 예후는 매우 좋습니다. 2021년도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쯔쯔가무시증 환자 약 5000명 중 사망자는 9명으로 0.19%의 치명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치료를 안 한 중증 환자는 합병증 발생으로 인해 사망률이 3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어떤 합병증을 조심해야 할까요?

A.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뇌수막염, 장기부전, 패혈증, 호흡부전, 의식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연구 보고에 따르면, 고령 환자에서 합병증 발생에 따른 사망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만성 호흡기 질환이나 만성 콩팥병,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자라면 쯔쯔가무시증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평소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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