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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돌봄 느는데 돈이 없다” 지역별 돌봄 격차 우려

입력 2026-03-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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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예산 620억 수준…지자체 분산 구조에 실효성 의문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토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박지수 기자 jsp@)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토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박지수 기자 jsp@)

오는 27일 돌봄통합지원법(이하 통합돌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재정 기반의 취약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고령층이 살던 지역에서 계속 거주하며 돌봄을 받도록 하겠다는 정책 취지는 분명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과 전달 체계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토론회’에서는 제도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조차 재정 구조가 정비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올해 통합돌봄 예산은 914억 원이지만, 인건비와 시스템 구축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서비스에 가용되는 금액은 약 62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마저도 전국 229개 시·군·구에 분산 지원되는 구조여서 현장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창보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단순히 “예산 총액이 적다”는 차원을 넘어 재정 구조 자체가 통합돌봄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반회계, 균형발전특별회계, 건강증진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이 제각각 투입되는 현재 구조를 거론하며 “일관된 기준 없이 여러 재원이 흩어져 움직이고 있어 서비스 간 연계와 통합 운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은 통합을 말하지만 재정은 여전히 분산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운영위원은 또 중앙정부가 설계한 서비스를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하향식 구조’ 역시 한계로 꼽았다. 그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지역 특성과 조건에 맞게 설계돼야 하는데, 현재는 기존 서비스를 재분류·재배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토론회'에서 김창보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박지수 기자 jsp@)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토론회'에서 김창보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박지수 기자 jsp@)

토론자들도 예산의 절대 규모와 함께 구조적 한계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유창훈 서울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실장은 통합돌봄 재정 지원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로 국고보조 방식에 따른 지자체 부담과 지역별 서비스 편차를 꼽았다. 그는 재정 확대와 함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재원 조합을 현실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재정 구조 개편 필요성이 강조됐다.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돌봄은 개인이 아닌 사회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며 공공 재정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미옥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현장연구위원은 통합돌봄 재정을 건강보험이나 장기요양보험에 간접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이 이어질 경우 “두 제도 모두 재정 부담이 커져 지속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설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합돌봄의 가장 큰 과제로 ‘코디네이터 부재’를 꼽았다. 그는 “복잡하게 나뉜 돌봄 서비스를 누가 통합적으로 조정할 것인지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현재처럼 담당 인력 몇 명으로 체계를 만들겠다는 접근으로는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혁진 의원은 범부처 협력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과거 발달장애 정책 사례를 언급하며 “각 부처 서비스가 따로 움직이면 결국 이용자만 여러 기관을 오가는 비효율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돌봄 역시 복지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노동·교육·지자체 등 관계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체계로 전환해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해결 방안으로 재정 구조 개편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분산된 재원을 통합 관리하고 국가의 재정 책임을 명확히 하는 한편, 공공 중심의 재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력과 공공시설 인프라 확충을 위한 별도의 ‘돌봄기금’ 도입과 같은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통합돌봄은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재정과 전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제도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통합돌봄의 성패는 정책의 방향이 아니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재정 구조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촘촘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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