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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아픈 중년 뱃살, 혈당 관리하면 사라진다?

기사입력 2024-07-04 08:17

혈당 조절 다이어트 ‘주목’… 효과 불분명한 건기식 주의해야

건강과 아름다움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 질병 치료 목적으로 여겨졌던 혈당 관리가 뷰티 트렌드로 떠올랐다. 혈당 수치를 꾸준히 확인하고 관리해 체중을 감량하는 ‘혈당 다이어트’가 주목받고 있다. 사과 발효식초, 땅콩버터 등 관련 제품들도 쏟아지는 분위기다.

▲도움말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어도비스톡)
▲도움말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어도비스톡)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은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으면 너무 높을 때 고혈당, 낮을 때 저혈당이 된다. 혈당을 조절하는 물질인 인슐린은 포도당을 각 체내 세포로 운반하면서 몸의 에너지로 사용하고,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과 근육에 저장한다. 그러고도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변환해 축적한다.

더 큰 문제는 ‘혈당 스파이크’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급격히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인슐린이 평소보다 많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될 경우 혈당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인슐린의 효과가 줄어든다. 그렇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잘 쓰이지 않고, 비만 체질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속혈당측정기 다이어트의 진실

혈당 다이어트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손가락 채혈 없이 센서가 달린 바늘을 피부에 삽입해 혈당 수치를 일정 간격으로 재고, 그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기기)를 통해 식사 전과 후의 수치를 체크하고,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지 않는 음식만 골라 식단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사람마다 혈당에 민감한 음식이 달라 본인에게 맞는 것을 감별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셈이다.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방지해 체중 증가 억제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과학적·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대한비만학회는 해당 개념이 언뜻 논리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최근 당뇨병 관리의 다양한 상황 혹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 연속혈당측정기의 활용이 모색되고 있지만, 아직 연구의 영역으로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현재 매우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학회가 지금까지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의학적 타당성을 고찰한 결과, 체중 관리에 연속혈당측정기의 효과를 보여준 연구는 거의 없었다.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 역시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한 혈당 관리가 체중 감량에 확실히 보여준 연구는 거의 없어 근거가 부족하므로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다만 1형 당뇨병 환자와 혈당 변동 폭이 크거나 저혈당증이 발생하는 등 조절이 잘 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의 임상 경과 개선을 위해서는 사용을 권고한 상태다.

혈당은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가장 많이 오르므로 이때 약간 땀이 흐를 정도의 근력 운동이나 산책 등 유산소 운동으로 상승한 포도당을 소비하는 것이 좋다. 혈당 관리에서 식단만 신경 쓰기 쉬우나,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단기간에 급속히 혈당을 높인다고 한다.

단 음식은 무조건 피해야 할까?

달콤한 음식이 혈당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테다. 하지만 몇 가지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홍 과장에 따르면, 적지 않은 사람이 ‘설탕은 좋지 않지만 자연에서 나는 꿀이나 과일 같은 당은 몸에 좋다’고 생각해 많이 먹는 실수를 범한다고 한다. 하지만 몸에서 설탕과 같은 원리로 혈당을 올린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반대로 먹었을 때 달게 느껴진다고 해서 무조건 피하는 사람도 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감자와 고구마를 예로 들며 “고구마가 감자보다 비교적 단맛이 많이 나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혈당을 덜 올린다”며 “과일 역시 종류마다 신체의 반응 형태가 다른데, 단편적인 정보만 듣고 극단적으로 끊어버리면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스톡)
(어도비스톡)

사과 발효식초·땅콩버터… 효과는

사과 발효식초(애플 사이다 비네거)나 땅콩버터 등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입소문이 난 식품을 적극적으로 먹기도 한다. 자연 발효된 사과에서 생기는 아세트산이라는 물질이 탄수화물을 당분으로 만드는 소화 효소를 억제해 혈당 상승을 막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과 발효식초는 원액 그대로 섭취하면 식도나 위 점막에 자극을 줄 위험이 있다. 물이나 탄산수에 희석하거나 음식과 함께 먹어야 한다. 하루에 식초 15ml 이하를 물 한 컵에 희석해서 마시는 게 좋다. 또한 섭취 시 고혈압 약제를 먹는 사람은 저칼륨혈증을 유발하거나,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수치에 변화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땅콩버터는 땅콩에 있는 불포화지방이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고 단백질과 지방 함유량이 많아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한다는 점이 주목받았으나, 열량이 높고 포화지방이 많아 과다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하루에 한두 숟가락, 10~15g 정도가 적당하다. 땅콩버터를 고를 때는 성분표를 보고 소금이나 설탕 등 기타 첨가물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혈당 잡는 건기식? 과대광고 주의

당뇨 예방·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다는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판매 업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제품을 ‘당뇨 영양제’, ‘당뇨 개선제’, ‘당뇨약’ 등으로 광고하며 판매하는 온라인 게시물 200건을 집중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177건) 식품·건강기능식품을 질병 예방·치료에 대한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 혼동시키는 광고(175건),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혼동시키는 광고(1건),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시키는 광고(1건) 등이다.

특히 바나나잎 추출물 등에 대해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내용이 아닌 당뇨 등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부당광고가 다수 적발됐다. 홍 과장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식품에 관심이 높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연구는 아직 없기 때문에 섭취 여부에 따른 유의미한 혈당 차이는 모호한 실정”이라며 “당뇨병 약을 대체해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거나, 광고를 맹신하면 안 된다”고 짚었다.

먹는 순서에 주목해야

같은 음식이라도 음식의 주된 성분에 따라 먹는 순서를 다르게 해 혈당과 체중을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식사할 때 채소류나 단백질류를 먼저 먹고, 그다음 탄수화물로 넘어가면 식후 혈당을 15~40%까지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식사 순서가 혈당을 낮추는 원리는 포만감과 흡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에너지를 얻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세 가지인데, 동일한 열량을 기준으로 가장 오래 포만감을 유지하게 돕는 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순이다. 따라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순서로 식사하는 것을 권장하며, 식사 초반 단백질과 함께 섬유소를 곁들이면 쉽게 허기지지 않을 수 있다.

홍 과장은 “혈당의 변동 폭이 크지 않으려면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식이섬유와 지방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면서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며, 설탕이나 꿀, 음료수 같은 단순당의 섭취는 줄이기를 바란다”고 권했다. 또한 음주는 저혈당 및 고혈당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제한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추천했다.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상추 등 탄수화물이 적은 채소를 익히지 않은 채로, 혹은 열을 많이 가하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튀기는 대신 삶거나 굽는 요리법을 택하고, 기름으로 조리된 음식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홍 과장은 식초가 든 시원한 오이냉국을 좋은 예로 꼽았다.

목적이 건강이든 미용이든, 첫 번째는 생활 습관 개선이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신체 활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는 건강과 적정한 체중 유지에 가장 중요하며, 이는 광범위한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되는 기본 원칙이라고 대한비만학회는 강조했다. 권 교수 역시 “어렴풋이 알고 있는 영양정보를 몸에 적용하는 건 옳지 않다”며 “과식하거나 너무 자주 먹는 등 좋지 않은 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비만 치료제, 일반인에게도 괜찮을까?

날이 더워지면서 체중 감량, 미용을 목적으로 비만 치료제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경도비만의 경우 일차적으로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 등 생활 습관 개선을 먼저 시도해보자. 체중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 수면의 정도, 장 속 유익균과 유해균의 양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도비만 수준이라도 비만 치료제를 복용할 수는 있지만 약제에 의한 구역이나 불면증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사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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