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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했던 판로, 보람일자리로 온라인서 실마리 찾았죠”

기사입력 2023-12-15 14:01

[4050 캠페인] 퀼트마을 협동조합 김은주 대표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퀼트마을 협동조합 김은주 대표(이소망 프리랜서)
▲퀼트마을 협동조합 김은주 대표(이소망 프리랜서)

살면서 한 번쯤 봤을 퀼트 제품. 퀼트는 ‘이불이나 쿠션 등에 누비질을 해 무늬를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퀼트마을 협동조합’의 대표이자 업계에서 대모로 통하는 김은주 씨는 “퀼트는 천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표현한다. 30년 넘게 바늘을 손에서 놓아본 적 없을 정도로 그는 퀼트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김은주 씨는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퀼트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유명하다. 개인전도 여러 번 열었다. 20년 넘는 기간 퀼트 교육도 진행해 전국에 그를 거쳐간 제자가 30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그러한 가운데 김은주 씨는 교육 이상으로 흐름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제자들과 뜻을 모아 2015년 사회적경제기업 ‘퀼트마을 협동조합’(이하 ‘퀼트마을’)을 열었다.

현재 7명의 조합원 개개인은 각자의 지역에서 숍을 운영하면서 협동조합 활동도 펼치고 있다. 시간이 쌓이면서 성장 중인 가운데, 올해 서울시 보람일자리 ‘소상공인 온라인 홍보마케팅 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퀼트마을은 더욱 날개를 달았다.

“퀼트 숍을 운영하려면 최소 10년의 경력이 필요해요. 그 제자들을 불러서 ‘우리 완제품 판매를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대부분 퀼트 숍에서 교육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 산업이 발전하려면 완제품 판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야 많은 사람이 퀼트를 알게 되고, 우리가 할 일도 많아지는 거죠. 가장 큰 문제는 완제품을 얼마에 파느냐였는데, 3년의 연구로 합리적인 가격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온라인 홍보마케팅 효과 톡톡

어느 날 김은주 씨는 서초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소상공인 온라인 홍보마케팅 사업단’이 있는데 도움을 받아보지 않겠냐는 연락이었다. 김은주 씨는 도움이 될 부분이 분명히 있고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 사업 지원을 받기로 했다.

“퀼트 제품은 온라인 판매가 어려워요. 하늘 아래 똑같은 퀼트 제품은 없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죠. 그리고 퀼트 제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하거든요. 온라인 홍보로 알려졌으면 한 부분은 퀼트마을에서 완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이었어요. 국내에서 퀼트 완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거든요. 그 사실만 알려져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소상공인 온라인 홍보마케팅 사업단은 소상공업체 및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 구축 및 홍보 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경영 활성화 증진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일자리다. 퀼트마을 홍보는 김현숙, 최은영 활동가가 맡았다. 활동 기간은 4월부터 12월까지(기존 계획에서 한 달 연장)로, 그들은 자신의 SNS인 블로그에 매달 퀼트마을 관련 포스팅을 게재했다.

“가방, 모자, 방석 등 매달 다룰 아이템을 다 정해놓았어요. 예를 들어 설명하면, 10월 아이템은 배낭이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활동가분들이 오시는데, 그날 제가 만든 배낭을 하나하나 설명해드렸어요. 사진 촬영도 진행하고요. 다른 지역에 있는 조합원분들의 배낭 사진도 제공해드렸습니다. 그러면 활동가분들이 글과 사진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주시죠. 두 분께서 정말 열정적으로 활동해주셨어요. 주말 행사에 와주신 적도 있고, 지방에서 하는 행사는 홍보 글을 선뜻 써주셨죠. 그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조합원들은 퀼트 작업을 하느라 홍보할 시간이 없는데, 그 시간을 활동가들이 채워준 셈이다. 김은주 씨는 블로그 홍보 이후 손님도 늘고 매출도 상승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블로그 글은 없어지는 게 아니고 계속 남아 있지 않나. 계속해서 입소문이 나고 홍보 효과가 더 좋아질 것 같다”면서 퀼트마을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취미를 직업으로

김은주 씨의 첫 번째 목표는 퀼트마을에서 완제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작품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제품과 작품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제품은 가방, 지갑 등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죠. 작품은 한계가 없어요. 벽걸이가 될 수도 있고, 카펫이나 이불로 쓸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사용처를 개발해달라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김은주 씨는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접고 교사의 길을 걸어야 했다. 결혼 후 육아를 하면서 일을 그만둔 그는 그제야 자신이 좋아하는 바느질을 취미로 하게 됐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접한 퀼트의 세계에 푹 빠져버렸다. 김은주 씨는 “재밌으니까 오랜 시간 하는 거다. 평생 바늘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이 ‘늙어도 마음은 똑같아’ 하시던 말의 의미를 느끼는 요즘입니다. 또 현재의 50~60대는 과거의 인식과 달리 젊고 열정이 넘치잖아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재밌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취미 생활을 즐기다 보면 직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경우잖아요. 특히 제자들이 퀼트 작가, 선생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많이 느껴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취미가 직업이 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이소망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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