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비책] 얼굴 저리거나 뻣뻣해지는 느낌 들면 병원 찾아야
9월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노래가 있다.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September’다. “Do you remember the 21st night of September?”(9월 21일의 밤을 기억하나요?)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을 맞이하며 흥겨운 리듬에 취해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9월은 낭만이 넘치는 계절만은 아니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해 각종 바이러스와 염증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면역력 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몸의 면역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안면신경마비’다. 안면신경마비는 눈과 입 주변 근육이 마비돼 얼굴이 한쪽으로 비뚤어지고 이상 감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지난해 19만 명에 육박했다. 안면신경마비는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환절기에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변화된 기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체내 자율신경계에 교란이 생겨 면역력이 떨어지고 안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나뉜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대부분은 면역력 저하,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다. 흔히 ‘구안와사’로도 불린다. 대부분 초기에 귀 뒤 통증과 불편감이 동반되며, 마비가 발생한 쪽의 이마 주름을 잡거나 눈을 감는 것이 어려워진다. 반면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과 뇌종양 등 뇌 병변으로 인해 나타난다.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있고 눈을 움직여 감을 수 있다는 점이 말초성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이처럼 안면신경마비는 원인과 증상이 다른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면 근육 쇠약, 미각 소실 등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얼굴에 무디고 저린 감각이나 얼굴 피부가 뻣뻣해지는 느낌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발생 초기 일주일 안에 조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마비되고 틀어진 안면신경과 근육을 회복시키고 신체 면역력을 높여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다. 이에 따라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의 한방 통합 치료를 실시한다.
안면부 추나요법은 자생한방병원이 안면신경마비의 전문적 치료를 위해 독자 개발한 치료법이다. 한의사가 안면 근육을 부드럽게 밀고 당겨 비뚤어진 안면신경과 근육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침 치료는 틀어진 안면 근육과 신경을 자극해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면역력 향상과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더불어 환자의 증상에 따른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안면신경마비에 처방되는 한약인 와사해표탕은 연구논문을 통해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염증 연구’(Journal of Inflammation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와사해표탕의 주요 한약재인 택란 추출물이 신경재생 인자를 활성화시켜 신경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신경마비 후유증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눈 깜박거리기, 입 다물기, 촛불 끄기, 휘파람 불기 등 표정 연습과 안면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취침 전후 따뜻한 물로 세안해 안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외출 중에는 찬바람에 얼굴을 노출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가을은 선선한 바람과 함께 맑고 쾌청한 날씨가 이어져 마음이 들뜨기 쉬운 계절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건강 상태를 돌아봐야 한다. 면역 기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인 만큼 평소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을 키워 안면신경마비 예방에 힘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