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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과 고졸 이하’ 학력에 따른 사망 연령 격차 줄어

기사입력 2022-08-09 18:2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교육 수준별 사망 불평등의 추이와 특징 발간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교육 수준별 사망 격차는 감소했으나, 사회 계층별 사망 불평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령기 질환 발생의 근본적 원인인 ‘노화 과정’(aging process)에서 관측되는 계층별 불평등 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27호 ‘교육 수준별 사망 불평등의 추이와 특징’을 발간했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생활 수준 향상과 공중보건 개선에 힘입어 기대수명의 괄목할만한 상승이자 사망률 감소를 경험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사망률 감소는 영유아기가 아닌 고령층의 사망률 감소에 의해 주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초기에는 감염성 질환 중심으로 사망률이 감소했지만, 최근에는 고령인구의 주된 사망 원인인 심혈관계 질환 등을 중심으로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최근까지 한국 사회에서 사회 불평등 및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음을 짚으며 현재의 사망 불평등에 대해 우려했다. 고령기의 건강과 사망은 생애 전반에 걸친 기회 구조(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직업이나 지위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와 삶의 경험이 누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사회계층을 나타내는 지표 중 교육 수준을 기준으로 사회계층별 사망 불평등 추이를 분석했다. 1985년~2015년에 걸친 인구동향조사(사망신고통계), 인구주택총조사, 주민등록연앙인구(추계인구)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됐다.

분석 결과 1985년에서 2015년 사이의 기간동안 남녀 모두 교육 수준 별 사망 격차가 줄어들었다. 고졸 이하 집단의 ‘최빈사망연령’이 대졸 이상 집단보다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빈사망연령이란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나이로, 90세에 도달했을 때의 사회를 보통 ‘100세 시대’라고 정의한다.

2015년 기준 최빈사망연령은 대졸 이상의 남성은 86.90년, 고졸 이하는 83.96년이었다. 여성은 대졸 이상 90.34년, 고졸 이하는 89.71년이었다. 최빈사망연령의 격차는 남성 5.54년(1985년)에서 2.94년(2015년), 여성 2년(1985년)에서 0.63년(2015년)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더 넓은 연령층에서 사망 빈도가 높아졌다. 전체 사망 건수의 50%가 집중되는 구간을 뜻하는 ‘사망 연령의 변이’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변이 값이 커졌다는 것.

2015년 기준 고졸 이하 남성의 변이 값이 15.51년으로, 대졸 이상 남성(12.51년)보다 높았다. 여성 역시 고졸 이하(12.19년)에서 대졸 이상(10.74년)보다 변이 값이 컸다. 이는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더 넓은 연령층에서 사망 건수가 나오고 있다는 뜻으로, 생존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계층적 지위가 낮은 집단은 생애주기에서 건강한 생활방식 유지가 어려운 동시에 질병이 발생해도 관리할 여력이 부족했다. 물질적‧비물질적 자원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서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망 연령의 변이 값이 증가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감염성 질환이나 만성질환을 넘어 고령기 질환 발생의 근본적 원인인 ‘노화 과정’(aging process)에서 관측되는 계층별 불평등 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화 과정의 시작과 진행 속도가 개인이 속한 사회경제적 환경 조건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우해봉 인구정책연구실 인구모니터링평가센터장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생존기간은 은퇴 등 중요한 생애사건을 직면할 때 필요한 핵심 정보이다”라며 “그런데 계층적 지위가 낮은 개인들의 생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은퇴 등 생애에 걸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들이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최근까지 교육 수준별 사망력 격차는 감소하고 있지만, 사회 불평등 및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요즘 계층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망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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