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뜻하지 않은 오해로 인해 마음고생을 했다. 사소하거나 아주 작은 일로도 마음의 상처를 깊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지난해 마지막 날 커피숍에 단둘이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오해를 풀었지만 여전히 그 상흔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
새해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1월 1일,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면서 금년 한 해는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을 내려놓는 것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안 좋은 감정을 내려놓고 비워내는 일이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어디서부터 마음을 비워야 할지 와 닿지 않는다. 일단 자신과 관계를 맺고 지내는 지인들과의 관계를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선암사 템플스테이에서 만난 등명 스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라. 인생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마음이 열리지 않았는데 무엇인들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햇빛은 마음이 열린 만큼 들어온다. 미추(美醜)는 둘이 아니라 하나다. 아름답고 추한 것은 따로가 아니라 하나로 되어 있어 사람이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아름답기도 하고 추하기도 하다. 돈은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욕심은 유기체라 끝없이 자라고 욕망은 더 큰 욕망을 만든다. 독과 약은 다 내 안에 존재한다. 아무리 좋은 차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 남을 의식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은 남의 탓이 아니라 다 내 탓이다. 화내지 마라.”
우리는 마음의 밭에 매일매일 씨앗을 뿌리면서 살아간다. 어떤 이들은 긍정적인 씨앗을 뿌리면서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어떤 이들은 부정적인 씨앗을 뿌리면서 매일매일 힘겹게 살아간다. 물론 주변 환경이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우선 마음을 먼저 다스리고 비우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혹자는 인간의 모든 문제를 욕심(집착), 어리석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본다. 욕심은 비우기도 버리기도 어려운 마음인 것 같다. 왜냐하면 욕심이라는 강렬한 마음이 결코 우리의 마음을 자유롭게 놔두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 중 하나가 용서(容恕)라고 한다. 용서는 마음공부의 시작이고 끝이다. 용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방편이다. 내면의 두려움과 죄책감은 자신을 속박하지만 용서는 자신을 해방시키고 진정한 자유인으로 만들어준다고 한다.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용서를 통해 상대방을 따뜻하게 보는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기로 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면서 즐겁게 지내야겠다. 욕심을 내려놓고 용서를 통해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부단하게 노력해야겠다. 필자만의 마음밭에 사랑을 심고 물을 주어 예쁘게 키워나가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