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받지 못하고 시쳇말로 “꼰대” 소리를 듣는 가장 큰 이유는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해서다. 어떻게 보면 관심이지만, 잔소리로 들리기에 십상이다. “가능한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한 말이 생긴 배경이다.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는 배경은 나이가 들어 잔소리가 늘어나는 이유도 있지만, 평소에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연습을 하지 않아서이기도 한다. 어느 모임에서건 3분을 벗어나면 듣는 사람이 지겨워한다. 말을 재미있게 하면 다르기도 하나 대체로 그렇지 못한다.
얼마 전 새로 만들어진 글쓰기를 하는 모임의 첫 회의에 참석했다. 참석자는 15명이었다. 첫 모임이라 서로를 알 필요성이 있어 진행자가 한 사람이 5분 이내로 자기 소개를 하도록 했다. 15명이라 정확하게 5분을 지켜도 교대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1시간 20분(발표시간 15 x 5 =75분, 교대시간 10분) 정도 걸려야 끝날 수 있다. 모임에서 소개 시간을 그 정도 한다면 긴 편에 속한다. 마지막 사람은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리는 꼴이다.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고 정해진 시각을 지키는 사람이 아주 적다는 데 있다. 그날도 역시 15명 중 시간을 지키는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대체로 10분 가까이 사용했고 몇 분은 20분을 넘기기도 했다. 진행자가 시간을 줄이도록 신호를 보내도 막무가내였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 여성이 길었다. 참석자 중에서 나이가 가장 젊은이는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의 스톱워치를 켜놓고 시작하여 제시간을 지키는 치밀함을 보여주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한번은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13분이 참가한 공동 저서였다. 작가별로 발표시간이 주어졌다. 출판기념회라 축하 손님도 많이 참석했다. 작가들의 이야기 시간이 너무 길어져 참석자들이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 내용 또한 출판기념회 참여 작가로서의 내용을 벗어난 분야를 넘나들기도 하고 불필요한 내용 등으로 어수선한 시간이 되었다. 작가들의 이야기 시간이 너무 길어져 예정 시간을 1시간 정도 넘겨 끝났다. 저녁 시간대라 끝나기 전에 축하객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떴다. 한 분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인지 5분에 맞게 종이에 글로 써와 낭독하여 다른 측면을 보여주었다.
왜, 그렇게 길게, 또 중구난방식이 될까?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준비를 하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는 점을 큰 이유로 들고 싶다. 앞의 예에서 보면 모임이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여 이야기해야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거기에 적정한 이야기 구성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싶다. “대충 이야기하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갖고 참석해서다. 나이가 들면 으레 금방 한 말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한 말을 반복하거나 목적에 맞지 않는 말을 하게 되고 시간 또한 염두에 두지 않게 된다. 3분 스피치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고 말을 해야 할 줄거리를 미리 만들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3분은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다. 이를 닦는 데 가장 적정한 시간이 3분이나 3분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음과 견주어 보면 이해가 된다. 가요 1소절을 부르는 데도 3분 내외가 걸린다. 노래를 부르듯 기승전결(또는, 서론 본론 결론) 3분 스피치를 연습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