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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수변무대에서 본 명작 오페라

기사입력 2017-10-16 20:26

▲가을 밤 야외무대에서 본 오페라는 특별한 감상이었다(강신영 동년기자)
▲가을 밤 야외무대에서 본 오페라는 특별한 감상이었다(강신영 동년기자)
월드컵 평화의 공원 수변무대에서 펼쳐진 오페라 <카르멘>을 감상했다. 하늘 공원 억새 축제의 일환으로 주변이 온통 인파와 축제 분위기였다. 월드컵 경기장 전철역에 내리자마자 이미 화장실에 길게 늘어선 줄이 축제장의 인파를 짐작하게 했다. 이번 공연은 집에서도 멀고 며칠 전 하늘공원과 일대를 돌아 봤기 때문에 갈까 말까 망설였었다. 그러나 깊어 가는 가을 저녁 수변 무대에서 펼쳐지는 오페라는 어떤 느낌일지 보고 싶은 마음의 결정을 하고 발길을 옮겼다.

수변무대는 평화의 공원 수변에 마련한 야외무대이다. 정작 연못은 무대 때문에 안 보였다. 미리 연못을 돌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수변이라는 실감이 안 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꽤 많은 수의 의자가 지정좌석제로 정열 되어 있었다. 로열석이라는 맨 앞자리를 배정받았는데도 정작 무대의 높이 때문에 배우들이 잘 안 보이는 상태였다. 차라리 중간 좌석이 가장 로열석일 수 있겠다 싶었다.

‘카르멘’은 프랑스 음악가 비제가 스페인을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다. 그러나 비제는 정작 스페인에 가 본 적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스페인에 대한 상상력이 더 스페인 사람들을 정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사람들은 휴가철이면 스페인에 가고 싶다고 얘기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그만큼 스페인 사람들이 매력적인 모양이다. 필자가 보기에도 스페인 사람들은 묘한 매력이 있다. 얼굴은 서양 사람인데 머리 색깔 등이 검거나 갈색인 사람들이 많다. 동서양의 믹스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정열적이고 다른 서양처럼 인종 차별 같은 것도 없다.

작품 ‘카르멘’은 뮤지컬, 무용, 오페라 등 다양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몇 년 전 영화 ‘셸위댄스’의 여주인공 쿠사카리 타미요가 발레리나로 무대에 섰을 때 직접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 이 작품이 더 기억에 남는다.

여주인공 카르멘은 못 말리는 여자이다. 팜므파탈의 거역할 수 없는 파멸적 사랑을 부르는 여자이다. 돈 호세라는 순진한 병사를 유혹했다가 곧 싫증을 내며 다른 남자에게 갔다가 죽음을 맞는다. 순진한 남자 한 명이 그녀로 인하여 파멸되는 과정에서 남자들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집시 여인 카르멘의 자유스러운 행동과 사고방식에 순진한 남자 돈 호세는 인생을 걸었다가 배신당한다.

“사랑은 자유로운 새, 아무도 길들일 수 없어요. 붙잡으려 하면 도망쳐 버리고, 벗어나려 하면 꼭 붙잡고 놓지 않을 거예요." 라는 가사는 집시 여인 카르멘의 자유스러운 사랑 방식을 잘 설명한다. 젊음의 아름다움을 무기로 하는 여자 바람둥이의 본성이다.

이날 카르멘 역은 메조소프라노 추희명, 돈 호세 역으로는 테너 엄성화가 출연해서 갈채를 받았다. 귀에 익은 ‘투우사의 노래’ 등 ‘카르멘’에 나오는 노래는 오페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노래들이다. 마에스타 오페라 합창단과 마포구립소년소녀 합창단의 합창이 있어 더욱 빛을 발했다. 춤을 아는 사람들은 파소도블레 음악에 다리가 들썩였다.

가을 밤 야외무대에서 본 오페라는 특별한 감상이었다. 그러나 밤 기온이 쌀쌀해서 단단히 대비를 했는데도 추웠다. 가끔 얼굴 피부를 손으로 비벼줘야 할 정도였다. 실내 공연장과 달리 비교적 사진 촬영에 관대하고 공연 중 화장실 다녀오는 것도 허락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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