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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당구의 큰 시장이 될 것

기사입력 2017-10-16 20:03

20여 년 전 댄스스포츠를 한창 즐기며 배울 때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은 우리나라 방문을 기피했었다. 어차피 극동에서 벌어지는 아시안 투어에서 일본에는 가지만, 한국은 건너뛰기도 했다. 그러던 프로선수들이 불과 몇 년 전부터 한국에 자주 온다. 한국이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번 오면 고액의 시범료를 받을 수 있고 온 김에 레슨비를 두둑이 챙겨서 갈 수 있다.

당구의 세계에서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유럽에서 생겨난 당구의 세계적인 수준에 편승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세계 당구계의 변방이었으나 이제는 4대 천왕이라는 세계 프로 당구계의 거물들이 한국을 자주 찾고 있다. 올해만 해도 LG U+대회와 청주 직지 당구 월드컵 대회 등 세계대회를 두 차례나 치렀다. 그리고 여기저기 동호회에서 초대 받아 시범 몇 차례 보여주면 레슨비가 만만치 않다. 한국 당구 계는 TV나, 관련 업체 등에서도 이들 4대 천왕을 통하여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LG U+대회의 우승 상금은 무려 8천만 원이었다. 대부분의 세계 대회 우승 상금은 1천만 원 내외로 알고 있다. 청주 직지 당구 월드컵 대회의 우승 상금은 1천만 원이었으나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몰려 와서 경합했다. 전 세계적으로 세계 대회는 일 년에 10개 남짓하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세계대회에서 심판이 국제 공용어인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쿠드롱 3점”, “득점”, “안 맞았습니다.” 라고 하는 것을 보니 외국 선수들도 아쉬우면 한국말을 배워야할 판이다. 물론 당구 용어는 뻔하고 득점수는 본인이 몇 점 쳤는지 잘 알고 기록원이 틀림없이 기재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것은 없다. 전 세계 태권도 사범들이 “준비”, “차렷” 등 우리말로 구령을 하는 것과 비교된다.

우리나라 프로 당구 선수들의 수입은 아직은 경기 상금만으로는 생업으로 삼기에 부족하다. 대회 성적이 좋은 선수는 기업체의 후원을 받고 있거나 그 명성으로 레슨비를 수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구 신동 조명우 선수의 경우 4대 천왕 중 한 명인 산체스를 키워낸 세계적인 종합스포츠 클럽 FC포르투에 입단하기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종합스포츠클럽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 그러나 인프라는 가장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당구의 본고장 유럽에 가 봐도 우리나라처럼 몇 십 미터 간격으로 당구장이 많지 않다. 당구장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더구나 당구의 기초 과정을 배울 수 있는 4구 경기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만 즐기고 있다고 한다. 4구에서 발전하여 3구 경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4구 동호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거기에 재주 있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당구 붐을 타고 왕년에 당구 맛을 봤던 시니어들이 대거 당구 쪽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재력 있는 시니어들은 골프를 즐겼으나 골프는 날씨와 관계가 많고, 최소 4명의 마음 맞는 동반자를 구해야 하고,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 등 난점이 많아 손쉬운 당구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당구를 생업으로 삼아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아 세계적인 프로당구선수들을 다수 배출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당구 계는 점점 더 세계적인 입지를 굳히게 될 것이다. 댄스 계 초기에 붐이 크게 일면서 젊은 선수들이 댄스에 정진했던 일과 비슷하게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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