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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것 없는 건강식물 연꽃

기사입력 2017-09-25 17:59

한의사가 말하는 연자육의 장점

가을이 되면 식물은 열매를 맺고 동물은 이 열매를 먹고 겨울을 대비한다. 우리의 주식인 벼가 그렇고, 다른 과일들도 그렇다. 그런데 다른 식물과는 다르게 물에서 나는 열매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연자육이다. 땅에서 자라 올라오는 식물의 열매와 물속에서 자라 올라오는 식물의 열매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농사를 지을 때 저수지, 연못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데 물이 고여서 흐르지 못하면 썩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연못에 동식물을 서식하게 해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연못의 물이 생명력을 유지한다. 연꽃을 연못에 심어놓으면 연못 바닥의 진흙을 잡아주고 진흙 속에 산소를 공급해준다. 또한 커다란 연잎이 펼쳐지면 그 밑에서 다양한 식물과 물고기, 곤충, 동물이 서식할 수 있다. 연꽃은 이렇게 물이 살아 있도록 도와준다. 연꽃은 수질 정화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부레옥잠보다 2~3배의 수질 정화 효과가 있다.

불교에서는 연꽃이 더러운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살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에 착안해, 연꽃을 중생이 번뇌가 가득한 사바세계에서 살지만, 이에 물들지 않고 깨달음을 얻고 정화되는 과정에 비유한다. 그래서 절 인근에는 연꽃이 많이 심어져 있다. 연꽃은 연못의 물을 정화하듯, 사람의 몸과 마음도 정화시킨다. 그래서 예로부터 약초, 음식으로도 많이 사용되어왔다. 연뿌리, 연잎, 연꽃, 연자육, 연화예 등 연꽃은 버릴 게 없는 식물이다.

모든 자연물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그라져 흩어지기 마련이다. 인간은 100년을 버티기 힘들고 집도 수백 년을 버티지 못한다. 그런데 연꽃의 열매인 연자육은 연못 속 수심 1m 진흙 속에서 2000년을 흩어지지 않고 열매 상태로 생존한다. 오랫동안 진흙 속에 파묻혀 있다가 싹을 틔우기도 하는데, 일본 후쿠이현 류코우지(龍興寺)에서는 2000년 된 연자육을 캐내어 꽃을 피우기도 했다. 연자육의 껍질은 돌처럼 딱딱한데, 이렇듯 단단한 껍질 속에 강한 생명의 힘이 담겨져 있다.

연꽃이 수정되면 연밥통이 되는데, 하나의 연밥통에는 수십 개의 연자육이 맺힌다. 연자육이 다 익으면 1.3m 물밑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진흙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이것은 밀도가 굉장히 높고 단단하기 때문인데, 이런 힘은 콩팥 기능을 강화하고 소변을 잘 내보내는 효과로 나타난다. 즉 비뇨기계에 좋다. 연자육의 달고 떫은맛은 몸에서 진액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불안한 심장을 안정시켜주고, 설사를 막아주고, 정액이 소변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여성의 냉을 멎도록 해주는 연자육은 불면증, 단백뇨, 절제가 안 되는 성욕에도 좋다. 연자육은 몸의 엑기스가 빠져나가는 것을 끌어당기므로 노인, 허약자에게 더욱 좋다.

진흙 속에서 2000년을 버티는 연자육의 힘은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 진흙 속에서 싹이 트기에 황토의 기운을 머금고 있다. 쪄서 먹으면 소화가 잘되게 하고 설사를 치료한다. 연자육은 껍질이 매우 단단한 견과류라서 뇌수를 채워주고 겨울을 대비해 몸을 단단하게 해주고 심신을 안정시켜준다. 뇌수를 채워준다는 것은 치매를 예방해주고 눈과 귀를 밝게 해준다는 말이다. 연자육은 이처럼 좋은 효과가 많아 <동의보감>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그렇지만 변비가 심하거나 속이 답답할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연자육은 9월부터 수확하는데, 시중에서는 덜 익은 연자육을 따서 껍질을 벗겨 파는 경우가 많다. 덜 익었을 때는 손으로도 껍질을 벗길 수 있지만, 다 익으면 딱딱해져서 망치나 돌로 내려쳐야만 껍질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덜 익었을 때는 녹색이고, 다 익으면 껍질이 검게 변한다. 연자육은 단단함을 수렴하는 힘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 익어서 단단하고 검게 된 연자육의 약효가 좋다. 바로 돌처럼 딱딱한 석련자(石蓮子)가 유명한 이유다.

물밑으로 떨어져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발아하지 않고 견딘 연자육의 약효가 더욱 좋다. 깊은 물속에 있으면 물의 침투를 막는 방어력과 정기신혈(精氣神血)을 수렴하는 힘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연자육의 약효는 성분이 아닌, 1.3m 수중에서 더 단단해지고 물의 침투를 오랜 시간 버틴 힘에서 나온다. 중국 명대의 고서 <오잡조(五雜俎)>는 연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지금 조주(趙州) 영진 현에서 나는 석련자는 모두 진흙 속에 파묻혀 있던 것인데,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 수 없다. 지역 주민들이 진흙을 파서 종종 채취하고 있는데, 그 껍질은 쇠나 돌처럼 단단하고 속살은 향내가 여전히 생생하다. 이 석련자를 물에 던져두었더니 연잎이 솟아났다. 이 석련자를 사람이 먹었더니, 몸이 가벼워지고 장수하며 설사, 이질 등 여러 질병이 치료되었다. 그런데 지금 의사들은 이런 것을 살피지 않고 갓 자란 연자육을 쓰고 있다. 갓 자란 연자육은 쓰고 떫고 비린내가 나서 씹어보면 구역질이 나는데, 어떻게 사람을 보익할 수 있겠는가?”

연꽃에는 백련과 홍련이 있는데 이 둘은 약간 다르다. <본초강목>에는 “야생 연꽃과 홍련은 연밥통이 많이 맺히고 연뿌리가 작다. 재배한 연꽃과 백련은 연밥통이 적게 열리고 연뿌리가 크며, 겹꽃으로 피는 연꽃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백련의 뿌리는 홍련의 뿌리보다 굵고 단단하다.

연자육은 수렴하는 힘이 기본이다. 수렴하는 힘은 백련이 홍련보다 강하기 때문에, 연자육 역시 백련의 연자육이 좋다고 한 것이다. 연뿌리를 식용으로 쓸 때는 홍련이 먹을 만하다. 그래서 시중의 연근 요리는 홍련을 쓴다. 백련의 연근은 바로 먹지 못하고 가루를 내어 쓴다. 또한 어혈을 푸는 데는 홍련 뿌리가 비교적 우수하고 토혈, 코피를 멎게 하는 데는 백련 뿌리가 홍련 뿌리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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